“꼼수 우회상장”… 중견 제약사 휴온스에서 벌어진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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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 우회상장”… 중견 제약사 휴온스에서 벌어진 일

투데이신문 2026-05-31 10:28: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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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온스글로벌 본사.[사진=휴온스글로벌]
휴온스글로벌 본사.[사진=휴온스글로벌]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중견 제약사 휴온스그룹이 추진 중인 계열사 간 합병을 두고 자본시장이 시끄럽다.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정리처럼 보이지만, 세부 방식을 뜯어보면 제도의 허점을 파고든 ‘편법 우회상장’ 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논란은 지난 18일, 코스닥 상장사 휴온스가 비상장 계열사인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하겠다고 공시하면서 시작됐다. 휴온스 측은 휴온스랩이 가진 기술 파이프라인을 흡수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연구개발비 비중을 늘려 정부의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획득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현재 휴온스그룹은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 아래 코스닥 상장사 휴온스(지분율 40.74%)와 비상장사 휴온스랩(지분율 64.08%)이 자회사로 나란히 있는 구조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복잡하다. 휴온스랩은 기술 플랫폼은 보유하고 있지만 사실상 매출 기반이 없는 연구개발 조직이다. 작년 영업손실은 102억원으로, 매년 적자가 누적돼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결국 이번 합병은 독자적인 자금 조달이 어려운 비상장 동생을 구하기 위해, 현금 창출 능력이 있는 맏형 휴온스가 품어주는 구조다. 자력 상장이 어려운 휴온스랩이 까다로운 상장 심사는 받지 않으면서도 자본 조달이라는 상장 효과는 그대로 누리게 되는 셈이다.

당초 휴온스그룹은 휴온스랩의 상장(IPO)을 추진했으나,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중복상장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자 계열사 합병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계속 자금을 대주는 것은 어려울까. 이에 대해 휴온스그룹 측은 “순수 지주회사인 휴온스글로벌은 인적·물적 자원이 전무해 생산과 개발 역량을 갖춘 휴온스가 합병 주체가 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휴온스랩은 피하주사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인 ‘하이디퓨즈’를 보유 중이다. 알테오젠의 ALT-B4와 유사한 기술로 휴온스글로벌의 미래 성장성을 좌우할 핵심 자산 중 하나다. 합병이 될 경우 이 기술의 가치를 보고 휴온스글로벌에 투자한 소액주주들 입장에선 그 과실을 온전히 누릴 수 없게 됐다. 이를 증명하 듯 합병 풍문이 확산된 지난 11일부터 공시일인 18일까지 6거래일간, 휴온스글로벌 주가는 누적 29% 하락한 반면, 휴온스는 16.5% 급등했다.  

합병 공시 직후 소액주주연대는 이번 합병을 ‘꼼수 우회상장’이라 규정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보통 상장을 원하는 기업들은 까다로운 매출과 자본 요건 등을 충족해야 한다. 이를 우회하기 위해 일부 기업들은 상장기업을 인수·합병해 사실상 상장 효과를 누리는 우회상장(뒷문상장)을 추진하곤 한다.  

한국거래소는 합병 이후 상장사의 최대주주가 바뀔 때 등에 한해 ‘우회상장 예비심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이번 합병은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지배하는 계열사 간의 거래여서 최대주주 변경이 일어나지 않는다. 피합병법인인 휴온스랩의 재무 규모 역시 상장사인 휴온스에 한참을 못 미치는 만큼 결과적으로 거래소의 우회상장 심사 기준을 비껴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를 두고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회사가 제도의 허점을 노린 꼼수 합병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결과적으로 휴온스의 이번 행보는 우회상장으로 판단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자본시장 전반에 중복상장 규제를 회피하는 새로운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시장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마침 금융당국이 내달 5일 중복상장 관련 세부 심사 기준 발표를 앞두고 있다. 주주 권익 보호 플랫폼 액트(ACT)는 이 같은 우회로를 차단하기 위해 휴온스글로벌 사례를 신설 규제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액트는 “가이드라인 발표를 목전에 두고 이 같은 신종 우회 합병이 버젓이 등장한 것은 시장의 자정 능력이 상실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당국이 또다시 예외를 허용한다면 이는 제도의 빈틈을 이용한 가치 유출을 묵인하는 잘못된 신호를 주어 지주사의 극심한 디스카운트로 직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들은 현재 온라인 주주행동 플래폼 액트를 통해 지분 11%를 모은 상태다. 액트 이상목 대표는 “폭락한 주가가 곧 주주들의 분노를 증명한다”라며 “합병 철회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휴온스글로벌은 오는 7월 임시주주총회을 열고 주주들을 대상으로 합병 관련 찬반 의사를 들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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