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대가 새벽부터 오픈런…1시간 만에 예약 전석 마감되며 대박 터진 '이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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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대가 새벽부터 오픈런…1시간 만에 예약 전석 마감되며 대박 터진 '이 행사'

위키트리 2026-05-31 10:13:00 신고

최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운세 박람회'가 개최됐다. 사주와 타로, 명리학을 다루는 이번 행사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다이소에서 판매되고 있는 행운 굿즈. / 연합뉴스

행사장 내부 부스에서 발급하는 무료 오행 진단서를 받아 든 관람객들은 자신의 사주 결과를 확인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청년 세대 사이에서는 자신에게 부족한 기운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오행 팔찌나 장식 소품을 고르고, 결과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풍경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박람회를 찾은 대다수 관람객은 운세의 내용을 무조건 맹신하기보다 하나의 즐거운 놀이 문화이자 콘텐츠로 소비하고 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첫 개최에 사전 신청만 1만 명… 은밀한 점집에서 축제의 장으로

사주와 타로, 명리학을 비롯한 이른바 운세 문화를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방식이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다. 종전의 운세 소비가 다가올 앞날의 길흉화복을 예측하고 예언을 구하려는 목적이 강했다면, 최근의 2030 세대에게는 성격 유형 검사(MBTI)처럼 본인의 타고난 성향과 현재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풀이해 주는 '자기 탐색의 수단'으로 수용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청년층은 단순히 사주를 확인하는 행동에 머무르지 않고, 나쁜 운을 막고 좋은 운을 불러온다는 이른바 '개운(開運)' 관련 소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며 관련 시장의 소비 반경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날 박람회장의 분위기는 과거 어둡고 은밀했던 점집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개인적인 영역에서 조용히 역술가를 찾아가 상담을 받던 예전 방식과 달리, 광장에 마련된 74개의 상담 부스마다 관람객들이 길게 줄을 지어 대기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인기가 높은 일부 부스는 행사가 시작된 지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당일 상담 예약이 전석 마감되기도 했다. 실제로 박람회 문이 열리기 전부터 건물을 둘러싸고 500여 명의 인파가 오픈런 대기줄을 형성했으며, 나흘간 이어지는 전체 행사 기간의 사전 예약자 수는 이미 1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주 오행은 또 다른 MBTI"… 콘텐츠가 된 취향 소비

청년 세대에게 사주와 운세는 기복 신앙이나 미신이라기보다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콘텐츠 소비 영역에 가깝다. 현장의 일부 관람객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오행 팔찌가 유행하는 것을 보고 부족한 기운을 채워 넣기 위해 관련 소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며,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즐긴다고 전했다.

운세박람회 포스터.

사주에 등장하는 오행 개념을 MBTI와 유사한 성향 분류 체계로 인식하는 분위기도 뚜렷하다. 일상 속에서 나를 알아가는 도구이자 또래들 사이에서 재미있게 주고받는 소통의 매개체로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인공지능(AI) 서비스 등을 통해 사주를 접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과거보다 운세라는 장르를 훨씬 친숙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이들이 늘어났다.

"4050 중년 남성도 재미로 본다"

현업에 종사하는 역술가들 역시 대중이 운세를 대하는 태도가 크게 바뀌었음을 증언하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에서 관련 콘텐츠의 조회수가 급증하는 등 시장의 판도가 달라졌다는 지적이다. 과거에는 사주나 역학을 기피하거나 신뢰하지 않던 중년 남성들조차 최근에는 하나의 오락이나 재미 요소로 접근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담을 요청하는 이들의 목적 또한 단순한 미래 예측보다는 현재의 고민 상담이나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를 더 깊이 알고 싶어 하는 자아 탐색형 질문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대중의 인식 변화는 객관적인 소셜 데이터로도 증명된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온라인상에서 '운세'를 언급한 표현 중 긍정적인 대답의 비율이 71%에 육박했다. 이와 함께 자주 등장한 연관 단어로는 '좋다', '고민', '도움' 등의 긍정적 키워드가 다수 포함됐다. 누리소통망(SNS) 내부에서 운세와 관련해 대화를 나눈 언급량 자체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3.07%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확실한 사회가 만든 라이프스타일… 위로와 취향의 분출구

박람회 관계자를 비롯한 관련 업계에서는 사주와 운세가 2030 세대의 일상적인 라이프스타일 중 하나로 안착했다고 진단한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청년층의 내면적 고민은 깊어진 반면 이를 외부에 털어놓고 해소할 수 있는 현실적 공간이 부족해지다 보니, 온라인 기반의 사주 서비스나 전용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급격히 성장했다는 분석이다. 오프라인 박람회 같은 공간을 매개로 삼아 사주는 미신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청년들이 고민을 토로하며 자신을 탐색해 나가는 도구로 인식이 확장되는 추세다.

전문가들 역시 과거 사적인 영역에 머물렀던 운세 소비가 현대에 이르러 자아를 해석하고 소통하는 취향 표현 방식으로 진화했다고 바라본다. 일상 속에서 선호하는 커피 브랜드를 고르거나 MBTI를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설명이다.

소비자학계 전문가는 사회적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구조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복잡한 인간관계, 진로 문제 등에 직면한 청년들이 명확한 정답을 갈구하기보다 본인의 고민을 차분히 정리하고 감정을 위로받고 싶어 하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나타나는 운세 소비 행태의 본질은 단순히 미래의 길흉화복을 점치러 가는 행위라기보다,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소통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어 하는 현대인들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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