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북 = 강선영 기자] ‘그런 데’가 ‘그런데’로 바뀌는 자리
사람들은 종합사회복지관, 사례관리기관, 노인주간보호센터를 가리켜 ‘그런 데’라고 불러왔다. 가난하고 아프고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이 가는 곳, 나와는 상관없는 곳.
저자는 24년 동안 이 자리를 지킨 사회복지사다. 그 시간 동안 저자는 ‘그런 데’가 ‘그런데’로 바뀌는 작은 반전들을 매일 목격한다. 이 책의 배경이 되는 노인주간보호센터를 처음 이용하는 어르신들은 자식들이 갖다 버린다고 오해한다. 하지만 센터를 다니시면서, 어르신은 어느새 다시 밥을 먹고, 농담을 하고, 친구를 걱정한다. 가족은 몇 년 만에 잠을 자고, 미용실에 다녀온다. 이 책은 그 반전의 장면들을 하나하나 모아 담은 책이다.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
치매가 진행되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은 말이다. 단 한마디를 듣기 위해 수차례 말을 건네도 화답이 돌아오지 않는 날이 많다. 그러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뿐, 입술은 움찔거리고, 잡은 손은 놓이지 않는다. 말씀이 거기 있다. 저자는 ‘치매 환자’라는 단어로 사람을 보지 않는다. 매화 같은 K 할머니, 화장실에 잘생긴 남자 친구가 있다고 믿는 어르신, 품위를 지키기 위해 애쓰시는 할머니.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과 표정과 살아온 시간을 따듯한 시선으로 옮겨 적었다.
돌봄은 한 방향이 아니다
이 책은 돌봄 종사자에게 ‘이렇게 돌보세요’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대신 저자는 자기 안의 폭력성을 솔직히 들여다보고, 한 어르신을 하마터면 포기할 뻔했던 순간을 고백하고, 위기의 자리에서 자기 자신을 어떻게 돌이켰는지를 적는다. 그리고 그때마다 저자를 다시 일으킨 것은 어르신들 쪽이었다. 호통치다가도 사탕을 손에 쥐여주는 다정함, 망상 속에서도 잃지 않는 따뜻함. 돌봄은 결코 한 방향이 아니라는 깨달음이 책 전체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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