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팅 앱 양다리 발각에 예식장 계약까지 물거품…법정으로 간 파혼 소송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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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팅 앱 양다리 발각에 예식장 계약까지 물거품…법정으로 간 파혼 소송 급증

나남뉴스 2026-05-31 08:05:2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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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장 예약과 신혼집 계약금 납부까지 마친 A씨 앞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들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제 중이던 B씨가 동시에 다른 이성과도 결혼을 약속하고 별도로 예식장까지 잡아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A씨의 추궁에 B씨는 아무런 해명 없이 자취를 감춰버렸고, 결혼 계획은 한순간에 무산됐다. 현재 A씨는 파혼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B씨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최근 들어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난 상대에게 파혼 책임을 묻는 법적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현실에서 교집합이 없는 사람들을 이어주는 온라인 플랫폼 특성상 핵심 정보 은폐가 용이하고, 숨겨진 사실이 결혼 직전에야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법정 다툼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법무법인 오현 소속 김의연 변호사는 "지인이나 가족 소개로 만나면 직업, 재산 상황, 가정 배경, 범죄 이력 등이 사전에 어느 정도 걸러지지만 온라인 환경에서는 이런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데이팅 앱 운영사들이 가입자 신원 확인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의도적으로 속이려 들면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설명이다.

김 변호사가 최근 맡은 사건에서는 의뢰인이 앱에서 만난 남성과 결혼을 준비하다가 상대방의 이혼 경력을 뒤늦게 알게 됐다. 의뢰인 측은 "이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혼인을 고려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약혼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에 나섰다.

충분한 교제 기간을 거치면 상대방의 주요 신상 정보는 자연스럽게 파악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부 커플은 상대의 단편적인 모습만 확인한 채 서둘러 혼인을 추진하다 문제가 터진다.

수도권 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신원 조회를 할 틈도 없이 결혼을 서두르다 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 판사는 "자신을 고급 수입차를 소유한 인플루언서라고 소개했던 상대가 실제로는 중고차를 몰고 다녔다는 점을 소송 청구 사유로 기재한 사건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쟁에서 핵심은 상대방의 속임수가 중대하고 적극적이었음을 입증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다. 법무법인 바른의 김현정 변호사는 "단순히 거짓을 말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숨겨진 정보를 사전에 인지했더라면 결코 약혼하지 않았을 만큼 결정적인 기망이었음이 증명돼야 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태성의 정지은 변호사 역시 "배상을 받으려면 적극적 기망 행위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혼 사실 은폐의 경우, 내가 직접 혼인 여부를 물었을 때 상대가 명확히 '미혼'이라고 거짓 답변한 정도는 돼야 한다"고 예시를 들었다.

약혼 파기 관련 소송의 또 다른 특징은 손해액 산정이 복잡하다는 점이다. 이미 지출한 신혼집 계약금, 예식장 비용, 예물 구입비는 물론이고 청첩장 발송 비용, 양가 부모 선물 비용까지 모두 청구 대상에 포함된다.

김의연 변호사는 "결혼 준비 비용은 작은 지출이 쌓여 큰 금액이 되는 구조라서 소송에서는 마지막 푼돈까지 빠짐없이 계산에 넣으려 한다"며 "상대를 만나러 다니며 쓴 주유비나 대중교통비까지 청구하는 일도 드물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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