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순매도액 82%가 삼전·하이닉스…개인은 코스피 사상 최대 순매수
"최근 외국인 수급, 일시적 리밸런싱 과정"…"연말 반도체 조정 가능성"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이달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44조원 넘게 팔며 역대 최대 규모로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의 매기가 코스닥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코스닥 순매수액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9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4조7천150억원 순매도했다.
이는 월간 외국인 코스피 순매도액 기준 역대 최대 수치다.
직전 역대 1위는 지난 3월 기록한 35조7천477억원이었는데, 2개월 만에 경신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달 7일 이후 29일까지 16거래일 연속 '팔자'를 나타내며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증시가 휘청였던 2009년 2월 10일∼3월 4일(17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가장 긴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이달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5조940억원 담으며 역대 최대 규모로 순매수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코스피 급등폭이 컸던 만큼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일각에서 국내 반도체주 단기 급등 부담 및 업황 피크아웃(정점 후 하락) 우려가 번지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나온 분위기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101% 급등했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승률은 각각 164%, 258%에 달한다.
외국인의 이달 순매도 상위 1위와 2위는 각각 SK하이닉스[000660](20조7천160억원), 삼성전자[005930](16조270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종목의 순매도액 합은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의 82%를 차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의 매기는 코스닥 시장으로 대거 옮겨가는 흐름이었다.
이달 들어 29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닥 순매수액은 2조8천37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직전 역대 1위는 지난 2023년 7월 기록한 2조7천923억원이었는데 2년 10개월 만에 경신했다.
이달 국민성장펀드가 출시되면서 코스닥 기업의 수혜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국민참여성장펀드는 국민자금 6천억원과 재정 1천200억원을 모아 모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10개 자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자금의 상당 부분이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사 등 혁신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도록 설계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가 출시된 가운데 제약·바이오, 로봇, 우주 항공 등 첨단산업에 속한 기업들로 자금 공급이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부각됐다"며 "코스닥은 첨단 산업 및 성장주 비중이 높아 코스피 대비 정책 모멘텀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이달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파두[440110]로 4천370억원 순매수했다.
뒤이어 에코프로비엠[247540](1천550억원), 에이비엘바이오[298380](1천250억원), 이오테크닉스[039030](1천210억원) 등 순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코스피 시장 이탈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코스닥 매수 역시 추세적 흐름으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최근 외국인의 자금 흐름(코스피 순매도 및 코스닥 순매수)은 본격적으로 비중을 줄이거나 늘리기보다 리밸런싱 수준으로 본다"며 "외국인의 기본적인 투자 풀은 코스닥보다는 코스피에 많이 치중돼 있기에 아직까지 의미 있는 움직임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개인의 반도체주 매수세가 거세진 가운데 올해 말 이후 반도체주의 주가 조정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오는 모습이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그간 코스피에서 반도체 업종의 주가 고점은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전망치의 하향 수정 이전에 발생했다"며 "애널리스트 전망이 주가에 후행하며 수정된다는 점에서 이익 사이클의 고점 2∼3분기 이전에 시장에서 반도체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현재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 기준 12개월 선행 영업이익과 이익률이 내년 중 피크아웃할 것으로 보여, 올해 말∼내년 초 반도체 주가 고점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mylu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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