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려지는 그림, 만들어지는 조각'…이강소의 끝없는 실험미술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그려지는 그림, 만들어지는 조각'…이강소의 끝없는 실험미술

연합뉴스 2026-05-31 07:00:06 신고

"완성되지 않는 그림…보는 이가 각자의 경험·생각으로 채워"

리안갤러리 대구서 개인전 '생성의 장'…회화·조각 19점 선보여

이강소 작가 이강소 작가

(대구=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이강소 작가가 28일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자기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6.5.31 laecorp@yna.co.kr

(대구=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한국 실험미술의 거장 이강소(83)는 몇 년 전 영국 스코틀랜드로 여행을 떠났다. 차를 타고 스코틀랜드 구석구석을 돌았는데, 하루에도 몇 번씩 비가 내렸다 개기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다양한 무지개를 봤고, 최근 그의 작품에 무지개를 넣고 있다.

대구에서 만난 작가는 "내 무지개를 보고 어떤 관람객이 스코틀랜드를 떠올릴까. 거의 없을 것이다. 아마 저마다의 무지개를 떠올릴 것"이라며 "내 그림은 항상 완성하지 않는 그림이다. 보는 사람이 자기의 생각과 느낌, 경험을 보태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기보다는 '그려지는 그림', 만들기보다는 '만들어지는 조각'을 추구하는 이강소의 개인전 '생성의 장'이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를 대표하는 연작 '허'(Emptiness)와 '바람이 분다', '생성' 등 회화와 조각 19점으로 구성됐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작가의 의지로 완결시킨 결과물이 아닌 생성의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물질의 상태와 신체의 움직임, 공간의 조건, 우연적 사건, 관람객의 상황들이 교차하면서 발생한 사건이 작품이라는 의미다.

이강소 작 '바람이 분다-250203' 이강소 작 '바람이 분다-250203'

[리안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작 '바람이 분다-250203'은 푸른색과 녹색의 물감으로 번짐과 스밈이 반복된 그림이다. 여기에 옅은 분홍과 보랏빛이 더해져 붓질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리고 오른쪽 하단에는 작가의 상징인 배(船)가 한 척 놓여 있다. 그의 작품에는 배나 오리, 사슴, 집 등 상징적 이미지가 반복해 등장한다.

작가는 "단순한 추상화가 될 수 있지만 배가 한 척 나오면서 그림이 강이 되기도, 구름이 되기도, 하늘이 되기도 한다"며 "배 하나로 고정된 추상화가 보는 사람마다 생각이 달라지는 복합적인 그림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강소 작 '생성-C-17055' 이강소 작 '생성-C-17055'

[리안갤러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만들어지는 조각'을 추구하는 조각 작품도 선보였다.

작가는 흙을 주무른 뒤 던지는 행위와 재료 본연의 성질, 중력의 힘 등을 활용해 작품을 창조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주체자가 아니라 행위자로서 작품의 자율적인 변화를 지켜본다.

작가는 "조각을 보니 역사적으로 다 손으로 하더라. 나는 손에서 떨어져 조각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 던지는 방법을 생각했다"며 "해보니 이렇게 재밌는데 왜 아무도 안 했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시 전경 전시 전경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열린 이강소 개인전 '생성의 장' 전시 전경. 2026.5.31 laecorp@yna.co.kr

이강소는 회화와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구상과 비구상, 추상을 넘나들며 한국의 실험미술을 이끌어 온 작가다.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뒤 '신체제'(1969∼1976), '한국아방가르드협회(AG)'(1969∼1975), '대구현대미술제'(1974∼1979), '에꼴드서울'(1975∼1999) 등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2024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지난해에는 대구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과 호암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주요 기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여든이 넘은 작가는 "그림도 조각도 아직 새롭게 할 것들이 너무 많이 남아 있고, 여전히 말도 못 하게 재미있다. 그게 내 예술의 원동력"이라며 크게 웃었다.

전시는 7월 11일까지.

이강소 작가 이강소 작가

(대구=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이강소 작가가 28일 리안갤러리 대구에서 자기 작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2026.5.31 laecorp@yna.co.kr

laecorp@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