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담배 구매 사각지대…학교 옆 무인점포, 화려한 조명으로 아이들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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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담배 구매 사각지대…학교 옆 무인점포, 화려한 조명으로 아이들 유혹

나남뉴스 2026-05-31 06:51: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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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세계 금연의 날을 앞둔 지난 29일, 형광빛 조명과 아이돌 영상이 흘러나오는 대형 스크린을 갖춘 한 무인 담배 판매점이 취재진의 발길을 붙잡았다.

해당 점포에서 불과 290m 거리에 초등학교가 위치해 있다. 교육환경법상 학교 경계 200m 이내에는 담배 자판기 설치가 불가능하지만, 단 90m 차이로 규제망을 피해간 셈이다. 취재 당시에도 하교 중인 학생들이 현란한 음악과 조명에 이끌려 매장 내부를 기웃거리는 모습이 목격됐다.

일부 점포와 달리 입장 시 성인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가 전무했고, 상주 인력도 없었다. '19세 미만 판매 금지' 안내문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작은 크기로 부착돼 있을 뿐이었다. 키오스크 결제 과정에서 신분증이나 휴대전화 본인확인이 요구되긴 하나, 안면인식 등 추가 검증 장치는 부재했다. 타인 명의 신분증을 도용해도 제지할 수단이 사실상 없는 것이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전자담배 대리 구매가 활개를 치고 있다. 수수료를 받고 대신 물건을 사주겠다는 게시글이 각종 커뮤니티에 넘쳐나며, 성인인증 없이 거래 가능한 판매처 정보까지 공유되는 실정이다. 심지어 위조 모바일 신분증 제작을 광고하는 글도 발견된다.

청소년 흡연자 사이에서는 멘톨·과일·초콜릿 향이 첨가된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의 인기가 특히 높다. 립스틱이나 필기구처럼 생긴 외형 덕분에 은닉이 용이하고, 특유의 담배 냄새 대신 향기가 나 거부감이 적기 때문이다. 2년째 전자담배를 사용 중인 이모(18)군은 "일반 담배와 달리 옷이나 손에서 냄새가 나지 않아 필통에 넣어 다니며 틈틈이 피운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24일 정부는 합성 니코틴 액상 전자담배까지 담배로 분류하는 개정 담배사업법을 시행했다. 이로써 해당 제품의 제조·수입·판매에는 허가가 필수가 됐고, 온라인 유통과 미성년자 대상 판매도 전면 금지됐다. 그러나 도용된 신분증으로 무인 매장에서 물건을 사는 행위까지 적발하기란 현실적으로 난망하다.

니코틴과 화학구조가 유사한 신종 합성물질인 유사 니코틴이나 무니코틴 제품을 취급할 경우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점도 허점으로 지적된다. 일부 업체가 안전성을 내세워 홍보하고 있으나, 학계에서는 오히려 중독성과 유해성이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단속 현장에서 업주가 유사 니코틴 제품이라고 항변하면 제재를 가하기도 쉽지 않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연구교육센터장은 "학교 인근 무인 매장과 자판기가 아이들을 현혹하는 것이 핵심 문제"라며 "아무리 법을 손질해도 빠져나갈 구멍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액상형 전자담배가 유사 화학물질로 인해 마약 흡입 도구로 전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청소년은 물론 학부모·교사 모두 전자담배의 중독성과 위험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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