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주산업 지형이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위성 제조 중심이던 초창기와 달리 발사체, 지상국 인프라, 우주 의약품, 탐사 기술 등으로 사업 범위가 전방위 확산되며 생태계 구조 자체가 변모하고 있다.
소형 로켓과 초소형 위성 영역에서 이노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텔레픽스 같은 신생 기업들이 틈새를 파고들며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대형 플레이어들까지 투자 규모를 키우면서 국내 우주산업 공급망 주도권 다툼이 가열되고 있다.
다만 민간 자본 유입이 세계 수준에 크게 못 미치고, 발사 수요도 제한적이며, 정부 프로젝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한국형 뉴스페이스가 극복해야 할 숙제로 지목된다.
■ 위성·로켓·지상 인프라까지 전선 확대하는 신생 기업군
민간 우주개발의 출발점은 쎄트렉아이로 거슬러 올라간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연구진이 1999년 설립한 이 회사는 소형 지구관측 위성을 독자 개발하고 해외 수출까지 성사시키며 민간 우주기업의 원형을 제시했다.
이후 위성 부품·통신 단말기 전문업체 AP위성, 선박용 위성 안테나 솔루션 기업 인텔리안테크놀로지 등 한국 고유 기술력을 무기로 한 기업들이 속속 등장했다. 2010년대에는 스페이스X 성공 사례에 자극받은 창업자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며 산업 스펙트럼을 넓혔다.
로켓 부문에서는 하이브리드 추진체 기술을 보유한 이노스페이스가 지난해 첫 상업 발사를 시도하며 가시적 성과를 냈다. 메탄 연료 엔진 기반 로켓을 설계하는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와 우나스텔라 역시 발사체 시장에 뛰어든 대표적 도전자들이다.
위성 분야에서는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텔레픽스, 루미르가 주목받고 있다. 나라스페이스는 자체 위성 발사 경험과 함께 미국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2호에 탑재된 큐브위성 'K-라드큐브'로 기술력을 입증했다. 텔레픽스는 헝가리 정부 지구관측 위성 사업에 시스템을 납품하며 수천만 달러 규모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분사한 컨텍은 지상국 사업을 주력으로 삼아 올해 아시아 최대 민간 지상국 단지를 제주에 개소하고 AP위성까지 품으며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무인탐사연구소는 우주탐사 기술을, 스페이스린텍은 우주 의약품을 각각 개척하며 위성·로켓 일변도였던 기존 틀을 깨고 있다.
이들의 공통 접근법은 틈새 공략이다. 로켓 영역에서는 스페이스X가 장악한 대형 발사체 대신 빠른 발사 주기를 무기로 한 소형 로켓 시장을 노린다. 위성 분야 역시 초소형 플랫폼 개발, 탑재체 고도화, 데이터 서비스 등으로 차별화에 집중하고 있다.
■ 거대 자본 합류로 공급망 경쟁 본격화
대기업 참전이 생태계 팽창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75t급 엔진 제작에 참여한 뒤 반복 발사와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서 체계종합기업 지위를 연달아 확보하며 로켓 분야 입지를 굳혔다.
한화그룹은 쎄트렉아이를 품고 한화시스템의 위성 사업을 결합해 로켓부터 위성 제조, 위성 서비스까지 수직 계열화된 공급망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AI도 우주·위성 부문을 중장기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했으며, 현대로템과 코오롱 등 이종 산업군 대기업들까지 우주 영역으로 발걸음을 넓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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