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만 독주하는 장세”…집값 양극화에 지역 균형발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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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만 독주하는 장세”…집값 양극화에 지역 균형발전 ‘딜레마’

직썰 2026-05-31 06:00:00 신고

남산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단지 전경. [직썰]
남산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단지 전경. [직썰]

[직썰 / 임나래 기자] 수도권 주택시장이 신고가 행진과 청약 광풍으로 뜨겁게 달아오르는 사이, 지방은 끝없는 하락세와 미분양의 늪에서 신음하고 있다. 정부 정책의 시선이 수도권 과열을 누르는 데 쏠려 있는 동안, 지방에는 팔리지 않는 집이 겉잡을 수 없이 쌓이며 자산 격차가 지역의 생존력 격차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내놓은 공공 매입이나 환매 지원 카드는 당장의 급한 불을 끄는 임시방편일 뿐, 얼어붙은 지방의 주택 수요를 근본적으로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다. 이제는 과거처럼 공공기관만 산발적으로 이전하는 방식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산업과 교육, 교통 인프라를 하나로 묶어 시너지를 내는 광역 거점 육성 전략만이 고사 직전의 지방 주택시장을 구출할 유일한 열쇠다.

수도권 과열 속 지방 침체…악성 미분양 85% 지방 집중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수도권이 0.13%, 서울이 0.25%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반면 지방(-0.01)은 뒷걸음질 쳤다. 지방 14개 시·도 가운데 무려 10곳이 하락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 상위 20%와 하위 20%의 가격 격차는 13.4배다. 상위 아파트 한 채 값이면 하위 아파트 13채를 사고도 남는다. 같은 ‘아파트 한 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자산 격차가 커진 셈이다.

더 큰 뇌관은 지방에 쌓이는 미분양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5179가구다.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이른바 ‘악성 미분양’은 여전히 지방에 몰려있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은 2만5166가구로 전체 2만9504가구의 85.3%를 차지했다. 

악성 미분양 떠안는 정부…해법은 여전히 ‘반쪽’

지방 미분양은 지역 주택시장의 구조적 약세를 드러내는 지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015년 전후 주택시장 호황기에 지방에 물량이 쏟아졌다”며 “당시 인허가·분양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이후 지역 경기 둔화와 수요 위축으로 공급 과잉의 후유증이 본격화됐다”고 말했다.

정부도 수습에 나섰다. 악성 미분양 주택 매입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안심환매 제도 등을 통해 지방 미분양 해소를 지원하고 있지만 체감 효과는 낮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H가 매입한 지방 악성 미분양 주택은 1·2차 공고를 통틀어 2993가구에 그쳤다. 당초 목표치로 제시했던 8000가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공이 일부 물량을 매입한다고 해서 시장에서 외면받는 물량을 모두 흡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민간이 담당한다”며 “공공 중심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민간 시장이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역권 중심 국가 균형 발전…“인프라 결합 거점 전략 필요”

정부도 균형 발전의 축을 지방 광역권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가 균형 발전과 관련해 “제일 가능성이 높은 데가 부산이니, 부산·울산·경남의 중심을 잘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지방 주택시장이 역시 일제히 가라앉고 있지 않다. 울산은 올해 누계 상승률이 2.34%로 지방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산에서도 해운대·동래 등 선호 주거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 산업과 교육, 교통 기반을 갖춘 일부 지역은 여전히 수요가 붙기 때문이다.

권 교수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곳은 결국 일자리와 교육, 교통 등 도시 기반이 갖춰진 지역이니, 과거처럼 공공기관을 개별 지방도시에 흩어 보내는 방식은 집중력이 떨어져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광역시를 중심으로 첨단산업과 교육기관, 기업 이전을 결합한 거점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낡은 산업단지를 첨단산업지로 전환하고, 지방 대학의 경쟁력을 높여 수도권 기업이 지방 광역시로 이전할 수 있도록 강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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