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상장 예외허용 이르면 내주 공개…주주동의 획득 첫 사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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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상장 예외허용 이르면 내주 공개…주주동의 획득 첫 사례도

연합뉴스 2026-05-31 05:51:00 신고

특정업종 일괄허용 요구 불발…주주동의 때 '지배주주 완전배제' 어려울듯

덕산하이메탈, 자회사 중복상장 주주동의 얻은 첫 사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금융당국이 마련 중인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의 구체적 기준이 이르면 다음 주 공개된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특정 업종의 중복상장은 일괄적으로 예외를 허용해달라는 요구는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복상장을 위해 모회사가 주주동의를 받을 때 지배주주를 완전히 배제하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이르면 다음 주 중복상장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구체적 기준이 담긴 상장·공시규정, 상장세칙, 가이드라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애초 목표대로 오는 7월 시행하려면 늦어도 다음 달 8일까지는 거래소 규정 개정이 예고돼야 한다.

정부는 지난 3월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신뢰·주주보호·혁신·시장 접근성이라는 네 가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은 이중 주주보호를 위한 대표 정책이다. 유망 자회사의 중복상장은 모회사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아 모회사 일반주주의 권익이 침해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융당국은 중복상장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때 심사 기준으로 영업의 독립성· 경영의 독립성·투자자 보호를 감안하겠다고 밝혔고, 이번에 공개될 규정 등에 구체적인 기준이 담길 예정이다.

특히 시장의 관심은 모회사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치게 될 주주동의 방식에 쏠려있다. 당국은 중복상장 심사 때 모회사 이사회가 마련한 주주보호 방안과 이에 일반주주가 충분히 동의했는지 여부를 중요 평가항목으로 삼을 예정이다. 아예 주주동의 절차 자체를 의무화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거론되는 주주동의 방식은 소수주주 다수결(MoM·Majority of Minority), 3%룰(최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의결권을 3%로 제한), 특별결의 등 크게 세 가지다. 이중 지배주주가 배제되는 소수주주 다수결이 일반주주 보호 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방식으로 꼽힌다.

다만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소수주주 다수결을, 중복상장을 위한 주주동의 방식으로 확정하기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는 기류도 읽힌다.

실제 법무부가 올해 2월 1차 상법 개정에 맞춰 발표한 '이사의 행위규범 가이드라인'은 소수주주 다수결에 관해 "그들의 지분적 권리에 비해 불비례적으로 큰 힘을 행사하는 것이어서 주주평등원칙에 반하는 측면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금융위,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세미나 금융위, 중복상장 제도개선 공개세미나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반대로 특별결의 방식은 주주평등원칙에는 부합하지만 지배주주 지분율이 높은 경우 가결의 문턱이 낮아져 주주보호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3%룰을 준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있다.

이런 가운데 모회사가 자회사 상장을 위해 주주동의를 얻은 사례도 등장했다. 사실상 이번 중복상장 논란이 본격화한 이후 주주총회를 열어 자회사 상장을 위한 일반 주주 동의를 획득한 첫 경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덕산하이메탈은 지난 29일 주총을 열고 방위·항공우주 핵심 자회사 덕산넵코어스의 상장 승인 안건을 가결했다.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기준 찬성률은 72.8%, 의결권 행사한 주식 기준 찬성률은 92.7%에 달했다.

한편, 벤처캐피털(VC) 등이 강력하게 요구했던 특정 업종이나 중견·중소기업의 일괄적인 중복상장 예외 허용 요구는 사실상 불발된 걸로 보인다.

이들은 대기업과 달리 중견·중소기업에는 기업공개(IPO)가 거의 유일한 자금조달 통로라는 점에서, 반도체·바이오·AI 등은 국가 차원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들어 일괄적으로 중복상장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주주를 보호하는 데 있어 신성장 산업과 나머지 기타 산업을 구분해 주주보호 정책을 다르게 가져간다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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