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수잡 ②] 소고기 마블링 뺨치는 식감에 오메가3 가득… 한 마리에 47억도 하는 이 생선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알쓸수잡 ②] 소고기 마블링 뺨치는 식감에 오메가3 가득… 한 마리에 47억도 하는 이 생선

위키푸디 2026-05-31 04:55:00 신고

3줄요약

바닷바람이 제법 뜨거운 기운을 품기 시작하는 5월 말과 6월 초, 이맘때가 되면 미식가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바다의 귀족' 참다랑어로 향한다. 새해를 여는 첫 참치 경매가 열리는 일본 시장에서는 단 한 마리의 참다랑어를 두고 우리 돈으로 약 47억 원이라는 역대 최고가 낙찰 기록이 나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입안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기름진 식감과 혈관을 청소해 주는 영양 성분까지 갖추어 몸값이 하늘을 찌르는 것이다.

예전에는 이 귀한 제철 참다랑어를 맛보려면 대형 선박을 타고 태평양 먼바다까지 나가야만 했다. 하지만 해수 온도가 올라간 지금은 멀리 나갈 필요가 없다. 바로 지금, 한반도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 앞바다 연안에서도 수백 킬로그램에 달하는 거대한 생 참다랑어가 고정된 그물망에 무더기로 걸려 올라오며 어민들의 손길을 바쁘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르는 참치, 그중 으뜸인 진짜 이름 '참다랑어'

우리가 흔히 일상에서 입에 올리는 '참치'라는 단어는 사실 다랑어류와 새치류를 모두 통틀어 부르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마트에서 쉽게 접하는 참치캔 속에 들어가는 생선은 대부분 몸집이 작고 살이 흰빛을 띠며 담백한 '가다랑어'다. 반면 일식집이나 수산시장에서 최고급 횟감으로 대접받는 주인공은 단연 '참다랑어'다. 해방 이후 '진짜 고기'라는 뜻을 가진 '참'이라는 글자에 물고기를 뜻하는 '치'를 붙여 부르기 시작했을 만큼, 다랑어족 중에서도 크기와 맛이 가장 뛰어난 으뜸 어종으로 분류된다.

대다수의 물고기가 주변 바닷물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냉혈 동물인 것과 달리, 참다랑어는 사람처럼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평생 잠을 잘 때도 멈추지 않고 헤엄쳐야만 아가미로 산소를 흡수할 수 있는 독특한 생리 구조를 지녔기 때문이다. 이러한 끊임없는 움직임은 참다랑어의 온몸에 붉은 핏기가 도는 탄탄한 근육 조직을 만들어내는 근간이 된다.

명태 사라진 동해안, 그 자리를 채운 '바다의 로또'

Ricky kuo-shutterstock.com
Ricky kuo-shutterstock.com

과거 동해안의 터줏대감이었던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어종인 명태는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해 우리 바다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정부가 개체 수 보호를 위해 명태 어획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명태가 떠난 자리를 참다랑어와 방어, 대구 같은 고급 어종들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과거에는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아열대성 어종인 참다랑어가 남쪽 먼바다에만 머물렀으나, 한반도 주변의 바다 온도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이제는 강원도 고성 연안까지 무리를 지어 북상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동해안 어민들은 고정된 그물을 바다에 들여놓고 회유하는 물고기를 잡는 방식인 정치망 어업을 통해 참다랑어가 무더기로 걸려 올라오는 경험을 하고 있다. 먼바다로 나가는 막대한 기름값과 선원들의 인건비를 들이지 않고도, 앞바다 연안에서 한 마리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대형 참다랑어를 수확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어민들 사이에서는 참다랑어가 단 한 번의 그물질로 큰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뜻에서 '바다의 로또'라는 별명으로 통하기도 한다.

국내 참다랑어 어획 가능 수량이 전년보다 60% 넘게 늘어나면서, 앞으로 우리 연안 어장에서 참다랑어를 마주할 일은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동해안 어촌 마을의 어업 지도가 기후 변화로 인해 완전히 새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차가운 바다가 빚어낸 단단한 살점과 깊은 감칠맛

karins-shutterstock.com
karins-shutterstock.com

참다랑어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역설적이게도 이들이 헤엄치는 바다의 '낮은 수온'과 '거친 물살'이다. 한반도 연안까지 올라온 참다랑어 무리는 겨울철이 되거나 물살이 세차게 몰아치는 해협을 통과할 때, 매서운 추위와 조류를 견디기 위해 온몸의 근육을 단단하게 수축시키고 몸속에 기름진 지방을 두껍게 축적한다. 낮은 온도 속에서 혹독한 환경을 견디며 천천히 자라난 참다랑어는 살의 결이 촘촘해져 씹는 맛이 월등히 좋아진다.

이러한 조건에서 잡힌 참다랑어는 생선 특유의 비린 맛이 극히 적고 고유의 진한 풍미를 풍긴다. 특히 북태평양의 거친 파도를 견디며 자란 개체들은 살점이 차지고 단단해 횟감이나 초밥으로 구현했을 때 시장에서 가장 높은 가치로 대접받는다.

영양학적으로도 훌륭하다. 단백질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혈관 체계를 깨끗하게 청소해 주고 피를 맑게 도우며 세포막을 형성하는 성분으로 잘 알려진 오메가-3 등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맛의 깊이뿐만 아니라 사람의 몸에도 이로움을 더하는 고품격 식재료로서의 입지가 단단하다.

소고기 마블링 닮은 뱃살부터 담백한 붉은 살까지

ADDICTIVE STOCK-shutterstock.com
ADDICTIVE STOCK-shutterstock.com

참다랑어는 한 마리 안에서도 어느 부위의 살점이냐에 따라 맛과 씹는 느낌이 완전히 상반되는 매혹적인 특징을 지닌다. 음식을 사랑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손에 꼽는 최고급 부위는 대뱃살을 포함한 뱃살 부위다. 소고기의 마블링처럼 하얀 지방이 붉은 살코기 사이에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박혀 있다. 기름기가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이 부위는 입안에 넣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리는 극상의 식감을 자랑한다.

이와 반대로 생선의 등 쪽에 위치한 붉은 살은 지방 함량이 적어 극도로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지닌다. 기름진 맛은 덜하지만 대신 혈액을 구성하는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참다랑어 고유의 은은하고 산뜻한 산미를 깊게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 마리의 생선 안에서 완전히 다른 음식을 먹는 듯한 반전의 즐거움을 준다는 점이 참다랑어만의 독보적인 장점이다.

수산시장에서 참다랑어의 등급과 품질을 판정할 때는 이 지방이 살점 전체에 얼마나 고르고 섬세하게 퍼져 있는지를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이번 일본 경매에서 47억 원을 기록한 최상급 참다랑어 역시 전체적인 균형미와 더불어 몸통 속 지방이 퍼진 상태가 완벽함을 확인받았기에 가능한 금액이었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