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끝없이 오르는 물가와 기름값, 손에 잡히지 않는 집값. 하지만 통장 속 월급은 제자리, 아이의 성적도 마음처럼 오르지 않는다. 서울에서 ‘내 집’이라는 목표는 여전히 멀게만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광화문으로 향하는 직장인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는다.
6월 1일 방송되는 KBS2 ‘다큐멘터리 3일’은 ‘서울 자가 없는 김 과장 이야기 - 광화문 72시간’을 통해 대한민국 직장인의 가장 현실적인 3일을 밀착 조명한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광화문과 수도권을 오가는 이들의 일상은 치열함 그 자체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이미 하루 체력을 소진한 직장인들. 해장국으로 전날의 피로를 달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겨우 정신을 붙든 채 다시 업무에 뛰어든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이들을 움직이게 하는 건 결국 ‘버텨야 하는 이유’다.
점심시간 풍경도 다르지 않다. 한 끼 식사는 단순한 끼니가 아닌 생존의 연료다. 가성비와 취향 사이에서 갈등하며 메뉴를 고르는 순간조차 치열하다. 냉면 한 그릇, 회 한 점, 국밥 한 숟갈에 담긴 건 단순한 맛이 아니라 하루를 이어가는 힘이다.
‘갓생’을 향한 몸부림도 이어진다. 새벽부터 자기계발에 나서는 직장인, 아이와 함께 출퇴근 전쟁을 치르는 워킹맘, 점심시간을 쪼개 운동하는 직장인까지. 이들의 경쟁 상대는 타인이 아닌 ‘어제의 나’다. 특히 중년 직장인에게 공부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성과를 증명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현실이 이들을 다시 책상 앞으로 불러 앉힌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오는 금요일. 퇴근 후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야외 도서관에는 지친 직장인들이 모여든다. 책을 펼치고, 생각을 정리하며 잠시 숨을 고른다. 하지만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이들은 다시 스스로를 다잡는다. “그래도 해야죠”라는 한마디에 모든 감정이 응축돼 있다.
한편, 광화문의 오랜 상징이었던 한 일식당은 재개발로 인해 문을 닫는다. 수십 년간 직장인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공간의 마지막 밤은 또 다른 이별을 남긴다. 누군가의 승진을 축하하고, 또 다른 누군가의 퇴사를 위로했던 그 자리에서 사람들은 마지막 추억을 나눈다.
'다큐멘터리 3일’은 특별한 영웅이 아닌, 가장 평범한 직장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거창하지 않아 더 깊이 와닿는 삶의 기록. 광화문 72시간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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