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거듭되면서 교정시설 냉방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4월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안양교도소 수용거실에 법무부 출입기자들이 누워있다. / 법무부 제공
29일 더시사법률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올해 약 12억원을 투입해 교정시설 냉방설비 보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설치 대상은 노인·장애인·환자 등 온열질환 취약 수용자가 생활하는 수용동이다. 에어컨은 해당 수용동 사동 복도 등을 중심으로 설치될 예정이며 일부 여성수용동도 포함됐다.
'교도소 에어컨 있나요'라는 질문이 온라인에서 꾸준히 올라올 만큼 교정시설 냉방 문제는 오래된 논란이다. 교도소 시설 수준이 최저 빈곤선을 넘어서면 안 된다는 원칙에 따라 에어컨은 설치되지 않았고 관련 예산을 쪽방촌 주민이나 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에 먼저 써야 한다는 반대 여론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같은 보도에 따르면 공익인권변호사모임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한 자료에서 지난해 7월 10일 오후 2시 기준 인천구치소와 안양교도소 수용실 온도는 각각 34도를 기록했다. 서울남부구치소와 광주교도소도 각각 33도였다. 실외보다 수용실 내부가 더 높게 측정된 사례도 있었다.
지난 4월 법무부 출입기자단이 경기 안양에 위치한 안양교도소 수용거실에서 수용자 체험을 하고 있다. / 법무부 제공
현재 일반 수용거실에는 에어컨이 없고 선풍기만 비치돼 있다. 선풍기마저도 과열 방지를 위해 50분 가동 후 10분씩 강제로 멈추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10일 사이에는 공주·광주·영월교도소와 울산구치소·천안개방교도소 등 5곳에서 온열질환자 7명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과밀 수용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국 교정시설 수용률은 2022년 104.3%에서 올해 4월 기준 126.9%까지 올랐다. 광주교도소의 경우 정원 3명짜리 수용실에 5~6명이 생활하거나 5인실에 최대 11명이 수용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률이 200%를 넘는 수용실도 있다.
고온에 노출되는 것은 수용자만이 아니다. 폭염 속에서도 수용동 순찰과 생활지도 업무를 이어가야 하는 교정공무원들 역시 같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밖에 없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9년 수용거실 실내 적정온도 기준 마련을 권고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텍사스 교도소 수감자들이 여름철 폭염 환경이 잔인한 처벌에 해당한다며 에어컨 설치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사례가 있다. 법무부는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시설별 여건을 검토해 냉방설비 확충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한 누리꾼은 "범죄자한테 이럴 돈이 있으면 독거노인들 방에 에어컨 설치해 드리는 게 더 낫지 않나"라고 했고 "전기세 아까워서 서민들도 틀지 못하는 에어컨을 교도소에 설치하겠다고", "교도소가 우리집보다 훨씬 좋은 것 같다", "감방이 호텔이냐"는 반응도 이어졌다. 또 피해자 입장을 언급하며 "피해자들 고통은 누가 식혀주냐"고 목소리를 높이는 누리꾼도 있었다.
지난 4월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안양교도소 수용거실이 복도를 따라서 늘어서 있다. / 법무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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