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죽왕면 일대의 청정 해역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새로운 해상 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동안 일반 방문객의 발길이 전혀 닿지 못했던 무인도 '죽도(대섬)'가 사상 처음으로 육지와 연결됐다.
고성군은 총사업비 484억 원을 투입한 오호리 광역 해양관광 복합 지구의 핵심 시설인 ‘송지호 바다 하늘길’을 완성하고 시험 가동 겸 임시 개방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산책길 하나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섰다. 바다 위 다리와 인공 전망대, 실내 레저 건물을 하나로 묶어 거대한 해양 관광 중심지를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다.
백사장과 무인도 잇는 631m 해상 인도교
이번에 문을 연 시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송지호 해수욕장 백사장부터 죽도까지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긴 다리다. 총길이 631m, 폭 6m 규모로 지어진 이 해상 인도교는 사방으로 막힘없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동해 한가운데를 직접 걸어가는 색다른 경험을 안겨준다.
다리 중간 지점에는 151m 길이의 해상 스카이워크가 둥글게 설치됐다. 이 구간은 바닥면을 강화유리로 마감해 발밑으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생생하게 내려다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걸을 때마다 짜릿한 긴장감을 주어 개장 첫날부터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과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보행이 불편한 이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도 돋보인다. 고성군은 80m 길이의 완만한 경사로 데크를 따로 만들었다. 덕분에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든 어르신은 물론, 휠체어나 유모차를 이용하는 방문객도 아무런 제약 없이 바다 위 공간을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베일 벗은 무인도 '죽도' 생태 산책로
해상 인도교를 끝까지 건너면 2019년 해양수산부가 해중 경관지구로 지정했을 만큼 깨끗한 생태계를 자랑하는 무인도 죽도에 도달한다. 섬 내부에는 깎아지른 듯한 바위와 대나무 숲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263m, 폭 3m의 나무 산책로가 새롭게 깔렸다.
죽도는 동해안에서 울릉도와 독도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섬이다. 이전까지는 해변의 모래가 조류에 쓸려 내려와 자연적으로 쌓일 때만 아주 드물게 걸어서 들어갈 수 있던 신비로운 공간이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산책길 코스는 자연 훼손을 줄이면서도 섬의 천연 지형을 가까이서 보도록 꾸며졌다.
섬의 가장 깊숙한 끝자락에 도달하면 가슴이 탁 트이는 망망대해와 마주하게 된다. 잠시 숨을 고르고 고개를 돌리면 지나온 다리의 곡선과 함께 송지호 해변의 넓은 백사장, 멀리 보이는 해안선이 한 폭의 그림처럼 한눈에 들어와 사진 촬영 명소로 꼽힌다.
사계절 실내 레저 시설 '바다 하늘센터'
복합 지구 내부에는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게 부는 날에도 날씨와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커다란 실내 건물인 '바다 하늘센터'가 함께 지어졌다. 연면적 3171㎡에 지상 3층 규모로 멀리서도 눈에 띄는 외관을 자랑한다.
건물 내부 시설도 알차게 채워졌다. 1층에는 거친 바다 날씨에 상관없이 안전하게 파도타기를 배울 수 있는 실내 서핑장이 들어섰다. 그 옆으로는 각각 5.3m와 9.8m 높이의 다이빙대를 갖춘 고공 다이빙 존이 자리를 잡아 이색 레저를 즐기려는 동호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3층 공간은 철저하게 휴식과 가족 중심 공간으로 꾸며졌다. 어린아이들이 안전하게 해양 생태를 접하는 키즈 체험 공간이 마련됐고, 동해 바다의 푸른 전경을 시원하게 감상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전망 카페가 들어서 한 곳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즐기는 휴양지의 형태를 갖췄다.
6월 7일까지 시범 운영… 7월 정식 개통
고성군은 정식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2026년 5월 23일부터 6월 7일까지 16일간 무료로 시설을 개방한다.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현장 안전 요원들의 통제와 쾌적한 관람 환경 유지를 위해 하루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은 선착순 2000명으로 묶어두었다.
임시 개방 첫날인 지난 23일에는 주말 연휴를 맞은 관광객들이 오전 일찍부터 대거 몰려들었다. 개장 전인 오전 9시 전후부터 인파가 줄을 섰으며, 이내 송지호 해수욕장 공영 주차장이 가득 차는 등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고성군은 이번 시범 운영을 통해 관람객 동선과 레저 시설의 보완점을 꼼꼼히 파악한 뒤, 오는 2026년 7월 중 모든 시설을 정식으로 활짝 열 계획이다. 바람이 너무 세게 불거나 비가 많이 오는 기상 악화 시에는 안전을 위해 바다 위 인도교 출입이 전면 차단될 수 있으므로, 출발하기 전 고성군청이나 관리사무소를 통해 개방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발걸음을 돌리는 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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