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이날, 오후 6시 마감 시한을 코앞에 두고 투표소마다 숨 가쁜 풍경이 연출됐다. 대기표만 시간 내 수령하면 이후에도 투표권이 보장되기에 시민들은 단 1분의 여유도 허투루 쓰지 않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종 사전투표율은 23.51%로 집계되어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경신했으며, 이틀간 830만8천933명의 유권자가 소중한 한 표를 던졌다.
여의도 여의동 주민센터에서는 오후 5시 55분경 택시에서 급히 내린 한 여성이 숨을 몰아쉬며 "지금도 가능하냐"고 되물은 뒤 투표소 안으로 뛰어들었다. 3분 뒤에는 출입문 한쪽이 닫히려 하자 당황한 남성 유권자가 종종걸음으로 진입했고, 투표를 마친 시민들은 "1분 남았다"며 뒤따르는 이들을 독려했다. 정각 6시, "투표 종료"를 알리는 선거 사무원의 목소리와 함께 모든 출입문이 일제히 닫혔다.
서울 한낮 기온이 30도에 육박했지만 시민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양산과 챙모자, 선글라스로 더위에 대비한 유권자들은 긴 대기 시간도 마다하지 않았고, 투표 후에는 곧바로 나들이 일정을 이어갔다. 전날 정장 차림 직장인들로 붐볐던 여의동 주민센터는 이날 화사한 원피스 차림의 나들이객들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소풍 바구니와 캠핑용 의자를 든 한 커플은 "본투표일에는 출근해야 해서 한강 데이트 겸 들렀다"고 설명했다. 더현대서울에서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는 김대준(33)씨는 "어디서든 투표 가능한 사전투표가 편리하고, 본투표일은 온전히 쉬고 싶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감 1시간 전부터는 1층에서 4층까지 대기 줄이 이어졌으나 최대 30분 대기 안내에도 시민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광화문 인근 종로구 삼청동주민센터도 투표 열기가 뜨거웠다. 스타트업 대표 박문범(45)씨는 함께 관광 온 대만인 친구에게 양해를 구한 뒤 한 표를 행사했다. 그는 "반성 없는 정치 세력에 표로 심판을 내리고 싶었다"며 "외국인 친구가 많아 관광 공약도 살폈다"고 밝혔다. 마감 5분 전에는 스쿠터를 몰고 온 여성이 "잠깐 주차해도 되느냐"고 외친 뒤 투표소로 전력 질주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서울 성수동 일대 투표소에도 유권자들이 꾸준히 찾아왔다. 최현준(33)씨는 "정치 성향과 범죄 이력을 함께 따졌고, 현실적 복지 정책을 제시한 후보에게 표를 줬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성수동으로 출퇴근하는 박모(30)씨는 "공휴일인 본투표일에는 푹 쉬고 싶어 사전투표를 선택했다"며 청년 복지와 전세 대책을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본투표는 6월 3일 치러진다. 전국 어디서나 참여 가능했던 사전투표와 달리, 선거 당일에는 주민등록상 주소지에 지정된 투표소에서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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