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사 온 양파를 비닐봉지째 싱크대 아래나 베란다에 두면 일주일도 안 돼 겉이 물러지고 곰팡이가 핀다. 양파는 의외로 까다로운 채소다.
양파는 보관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 수분을 머금는 성질이 강해 습기에 노출되면 빠르게 무르고, 반대로 너무 따뜻하면 싹이 자라 영양분이 빠져나간다.
마트 비닐봉지가 특히 문제다. 통풍이 막혀 안쪽에 습기가 그대로 갇히는 데다, 양파끼리 서로 닿아 누르면서 멍든 부위부터 썩기 시작한다. 결국 비닐째 보관하는 것 자체가 양파를 가장 빨리 망치는 방법인 셈이다.
스타킹과 망사 자루 활용법
오래 신선하게 두는 핵심은 '통풍'과 '서늘함'이다.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이 안 신는 스타킹을 활용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스타킹 한쪽에 양파를 한 알 넣고 그 위를 매듭으로 묶고, 그 위에 또 한 알 넣고 매듭을 묶기를 반복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양파끼리 닿지 않으면서 공기가 사이사이로 흐른다.
보관 장소와 사용 방식도 정해져 있다. 이대로 베란다나 다용도실의 그늘진 곳에 걸어두면 곰팡이 없이 두세 달, 길게는 1년 가까이 싱싱하게 유지된다. 필요할 때는 매듭 아래쪽을 가위로 잘라 하나씩 꺼내 쓰면 된다.
스타킹이 없다면 대체할 방법도 있다. 마트에서 양파 살 때 담아주는 망사 자루를 그대로 활용해도 좋다.
박스 보관도 가능하다. 박스에 보관할 때는 박스 측면에 구멍을 몇 개 뚫어 공기가 통하게 만들고, 바닥에 달걀판을 깔고 그 위에 양파를 한 알씩 올리는 방식이다.
그 위에 또 달걀판과 양파를 켜켜이 쌓으면 서로 닿지 않아 짓무르지 않는다. 양파 보관에 가장 좋은 온도는 7~10도 정도의 서늘하고 건조한 환경이다.
냉장고와 감자 보관은 금물
반대로 절대 피해야 할 것이 있다. 첫 번째는 통양파를 냉장고 야채칸에 그대로 넣는 것이다. 냉장고는 습도가 높아 양파가 그 수분을 빨아들여 오히려 더 빨리 물러진다.
다만 껍질을 까거나 잘라놓은 양파는 사정이 다르다. 자른 단면이 공기와 닿으면 산화가 빨라지니, 밀폐용기에 담거나 랩으로 단단히 싸서 냉장 보관하고 일주일 안에 다 쓰는 것이 좋다. 더 오래 두려면 다져서 한 번 쓸 분량씩 소분해 냉동하면 두세 달 거뜬하다.
두 번째 금기는 양파와 감자를 같은 자리에 두는 것이다. 감자에서 나오는 에틸렌 가스가 양파의 싹을 빨리 틔우게 하고, 감자가 내뿜는 수분이 양파의 부패를 가속한다.
영향은 양방향이다. 거꾸로 양파의 강한 향은 감자 맛까지 변질시키니 둘은 반드시 다른 칸, 다른 자리에 떨어뜨려 보관해야 한다. 사과나 바나나처럼 에틸렌을 많이 내뿜는 과일도 마찬가지로 양파와는 멀리 두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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