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 삼겹살이나 생선을 한 번 구우려면 온 집안 식구들이 손사래를 친다. 벽에 달린 후드를 가장 강하게 틀고 베란다 창문까지 활짝 열어보지만, 매캐한 탄내와 끈적한 기름 공기는 유독 조리대 주변을 맴돌며 쉽게 빠지지 않는다.
그런데 환기 팬 옆에 그저 슬쩍 놔두는 것만으로도 막힌 숨을 시원하게 트여주는 만 원짜리 천연 해결사가 있다. 화초를 사기만 하면 죽이던 사람도 실패 없이 키울 수 있을 만큼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면서, 공기 속 오염 물질을 무섭게 빨아들이는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스킨답서스'다.
매번 가스불 앞에서 환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조리 공간의 공기 질을 완벽하게 뒤바꿔줄 스킨답서스의 숨겨진 정화 원리와 똑똑한 배치 비결을 꼼꼼히 확인해 본다.
미세먼지와 가스 잡는 정화 능력… 실제 숨은 원리는?
스킨답서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꼼꼼한 연구 실험을 거치며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포름알데히드나 벤젠, 자일렌 같은 공기 속 유해 화학 물질을 붙잡아두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검증된 훌륭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 식물이 주방의 오염된 공기를 깨끗하게 정제하는 과정은 크게 두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넓적하고 싱싱한 잎사귀 표면에 뚫려 있는 미세한 숨구멍인 '기공'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유해 물질을 직접 빨아들인다. 그다음으로 잎을 통과해 화분 아래 흙으로 내려간 오염 물질들을 흙 속에 살고 있는 이로운 미생물들이 말끔하게 분해하여 식물이 자라나는 영양분으로 삼는다.
즉, 잎과 흙이 서로 손을 잡고 유해 가스를 지워내는 셈이다. 다만 이러한 연구 결과는 외부 공기가 완전히 차단된 좁은 실험실 안에서만 측정된 값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산하 연구기관의 발표를 살펴보면, 방 한 칸 공간에서 눈에 띄는 정제 효과를 직접 체감하려면 대형 화분을 최소 6개에서 8개 이상 빼곡하게 배치해야 한다. 그러므로 값비싼 기계장치를 완전히 없애고 식물 하나로 전부 해결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조리를 마친 후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과정에서 공기 순환을 보조해 주는 장치로 여기는 것이 좋다.
채광 부족한 주방에서도 튼튼… 올바른 배치와 물주기 법
일반적으로 주방은 거실이나 베란다에 비해 햇빛이 깊숙이 들지 않고 어두운 편이라 식물이 자라나기에 무척 불리한 환경이다. 하지만 스킨답서스는 햇빛이 잘 들지 않는 음지나 반음지에서도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성질인 '내음성'이 무척 뛰어난 식물이다. 전등 불빛만으로도 무리 없이 자라날 수 있어 조리대 주변이나 어두운 선반 위에 올려두고 키우기에 제격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해가 들지 않는 캄캄한 곳에만 두면 초록 잎에 새겨진 예쁜 무늬가 옅어질 수 있으며, 반대로 너무 강한 햇빛이 내리쬐는 창가에 오랜 시간 내버려 두면 초록빛 잎사귀가 누렇게 타들어가거나 바래버릴 수 있다. 가장 알맞은 자리는 주방 창가에서 1~2미터가량 한 걸음 물러난 그늘진 선반이나, 커튼을 한 겹 거쳐 은은한 불빛이 도달하는 구역이다.
물을 주는 주기도 식물의 수명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화분의 겉흙을 손가락으로 살짝 찔러보아 손가락 한 마디 깊이인 1~2센티미터 정도까지 수분이 없이 바짝 말랐다는 느낌이 들 때, 화분 밑바닥으로 물이 스며 나올 만큼 흠뻑 주는 것이 올바르다. 만약 예쁘다고 해서 매일 물을 주어 흙이 항상 축축하게 젖어 있으면, 뿌리가 숨을 쉬지 못하고 썩어 들어가 잎이 우수수 떨어지게 된다.
따라서 물을 주기 전에는 화분 바닥에 물이 빠져나가는 구멍이 제대로 뚫려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흙을 다루는 일이 번거롭고 벌레가 생길까 염려된다면, 줄기를 가위로 잘라 예쁜 유리병에 꽂아두는 '수경재배' 방식을 선택해도 손쉽게 푸른 정취를 감상할 수 있다.
기공 막는 먼지 닦아주기… 반려동물과 유아는 접근 금지
식물이 유해 가스를 흡수하는 숨구멍은 주로 잎사귀 표면에 집중되어 있다. 주방에서 생선이나 고기를 구울 때 발생하는 미세한 기름때와 먼지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잎사귀 위로 뽀얗게 쌓이면, 숨구멍이 막혀 식물이 빛을 받아 에너지를 만드는 광합성 효율이 뚝 떨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부드러운 천이나 물티슈에 물을 살짝 묻혀 잎의 앞면과 뒷면을 살살 닦아내야 한다. 잎사귀를 깨끗하게 청소해 주면 식물이 생기를 되찾아 오랜 세월 동안 공기 정제 임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다.
스킨답서스는 주변 환경이 알맞게 갖춰지면 1년 동안 줄기가 1.5미터 안팎까지 길게 뻗어 나갈 만큼 성장 속도가 빠르다. 덩굴처럼 아래로 늘어지는 줄기를 주방 상부장이나 높은 선반 위에 올려두면, 조리 기구를 놓아야 하는 좁은 조리대 공간을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주방 벽면을 푸르게 장식하는 훌륭한 인테리어 요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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