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고용시장이 올해 봄 들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업률은 개선되고 취업자 수는 증가했지만, 기업들의 신규 채용 수요는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노동시장 내부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이 29일 발표한 2026년 4월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계절조정 기준 완전 실업률은 2.5%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2.7%보다 0.2%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4월 취업자 수는 6876만 명으로 전월 대비 61만 명 증가했으며, 완전 실업자 수는 179만 명으로 7만 명 감소했다. 회계연도 시작 시기인 4월에 맞춰 이직과 신규 취업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이 실업률 개선의 주요 배경으로 분석된다.
총무성은 그동안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던 일부 인력이 새롭게 노동시장에 진입한 사례도 적지 않다며 현재 고용 상황은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고용 수요를 보여주는 유효 구인배율은 1.18배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구직자 1명당 1.18개의 일자리가 존재한다는 의미로, 일본 노동시장이 여전히 인력 부족 상태에 있음을 보여준다.
유효 구인 수는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 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인력 수요가 꾸준히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동시장 곳곳에서는 구조적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물가 상승과 인건비 부담 확대, 생산성 향상 요구가 커지면서 기업들이 채용 규모와 방식을 재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실제로 유효 구직자 수는 전월보다 0.8% 증가했다. 보다 나은 근무 조건과 임금을 찾아 자발적으로 퇴사한 뒤 새로운 직장을 찾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경기 선행지표로 평가받는 신규 구인 건수는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하며 1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정보통신업 신규 채용이 7.3% 줄었고, 도매·소매업은 11.0%, 숙박·음식서비스업은 9.1% 감소했다. 서비스업 전반에서 채용 수요가 위축되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기업들이 인력난에 대응하기 위해 셀프 계산대와 무인 시스템 도입을 확대하면서 인력 절감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들이 채용 공고를 내도 적합한 지원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 반복되면서, 아예 채용 계획 자체를 축소하는 이른바 ‘구인 피로(求人疲れ)’ 현상도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노동시장이 여전히 낮은 실업률과 인력 부족이라는 특징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자동화 투자 확대와 채용 효율성 중시 경향이 강해지면서 향후 고용시장 구조가 점차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인구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무인화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어, 앞으로 일본 고용시장은 단순한 인력 부족 문제를 넘어 산업별·직종별 인력 수급 불균형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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