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은 왜 갑자기 민주당의 '격전지'가 됐나[국회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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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은 왜 갑자기 민주당의 '격전지'가 됐나[국회기자24시]

이데일리 2026-05-30 12:34:4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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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전북이 더불어민주당의 6·3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가 됐습니다. 민주당 지도부 누구도 자신들의 뿌리인 호남 전북지사 선거를 위해 이렇게 선거 막판까지 노심초사하며 당력을 집중할 상황이 발생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많은 전북도민들은 왜 평생 지지해온 민주당에 화가 났을까요.



◇경선 7일전 공개된 김관영 CCTV…무소속 출마 선언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전북지사 후보(왼쪽)와 무소속 김관영 전 전북도지사 (사진=연합뉴스)


발단은 CCTV 한 장입니다. 지난해 11월 전주의 한 음식점에서 김관영 전 지사가 청년들에게 대리비로 쓰라며 현금을 건네는 장면이 고화질 CCTV에 찍혔습니다. 다만 영상이 세상에 나온 시점이 묘합니다. 경선 후보 등록(4월 4일)을 사흘 앞둔 4월 1일이었습니다. 사건 자체는 5개월 전 일이었지요.

민주당은 그날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12시간 만에 김 전 지사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습니다. 김관영 후보 측은 “이원택 후보 측이 3월 31일 해당 CCTV를 윤리감찰단에 제출했고 민주당이 사전에 영상을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어쨌든 경선 7일 전 전격 제명이라는 결과는 바뀌지 않습니다.

제명 이후 전북지사 경선에서 ‘친청계’ 이원택 후보가 이겼지만 후폭풍은 거셌습니다. 경쟁 후보였던 안호영 후보가 경선 결과에 불복해 12일 단식까지 이어갔습니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김관영 전 지사는 영리하게 구도를 짭니다. ‘김관영 대 이원택’이 아닌 ‘김관영 대 정청래’ 프레임입니다. 정청래 대표에 대한 반감을 최대한 파고드는 전략이지요.



◇흔들린 전북민심…여론조사 김관영-이원택 ‘엎치락뒤치락’



전북 지원 사격 나선 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왼쪽 5번째).(사진 = 연합뉴스)


기자가 지난 17~18일 전북 최대 도시 전주와 유권자 수 2위 익산을 직접 찾았을 때도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습니다.

전주 남부시장과 신중앙시장에서는 “김관영·이원택한테 왜 잣대가 다르냐”는 말이 터져 나왔습니다. 특히 정청래 대표에 대한 불만이 컸습니다. “이원택이 누구냐”는 말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 전 지사는 전북을 기반으로 중앙정치를 오래 해왔습니다. 도지사까지 지낸 이력 때문에 두 후보의 대비가 더 컸습니다.

익산은 민주당을 찍겠다는 시민들이 많았으나 “이번에는 무소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이는 이들도 다수였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도 사실 놀랍습니다. ‘호남은 민주당 깃발이면 끝’이라는 통념과 달리 김관영 후보 우세가 이어졌습니다.

여론조사꽃이 5월 27일 발표한 조사에서는 김관영 45.0% 이원택 38.1%였고 전라일보 의뢰 조원씨앤아이 조사(5월 25~26일)에서는 김관영 51.9% 이원택 35.3%로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다만 사전투표 전날인 28일 한국복지신문 의뢰 한국갤럽 조사에서는 이원택 46% 김관영 38%로 역전된 결과가 나왔습니다. (언급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은 이 조사에 크게 흥분했습니다. 텃밭에서 앞섰다고 흥분하는 이상한 상황이지요. 조승래 사무총장은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어 PPT까지 들고 나왔고 전국 유세 중이던 정청래 대표는 SNS에 관련 내용을 잇따라 올렸습니다.



◇애타는 민주당, 한병도 앞세워 전북 집중 공략



민주당 지도부의 행보는 전북을 향한 ‘애타는 심정’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익산 출신 한병도 원내대표는 선대위 발족 당일인 5월 11일 곧장 전주로 내려가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원택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했습니다. 이튿날인 12일엔 김제 새만금 현장까지 찾았지요.

선대위 출범 이후 보름 동안 전주와 김제·남원 등을 돌며 무려 다섯 차례나 전북을 누볐습니다. 사전투표 첫날인 29일에는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전북 남원에서 투표를 마쳐 눈길을 끌었습니다.

정청래 대표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우려 탓인지 전북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정 대표의 비서실장인 한민수 대변인은 29일 하루에만 전북 및 김관영 관련 논평만 3건 쏟아냈습니다.



◇차기 당권 직결…전북은 김민석 44%, 정청래 30%



(사진 =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 SNS 캡쳐)


사실 정청래 지도부로선 전북을 잃을 수 없는 이유가 따로 있습니다. 8월 전당대회입니다. 전북 권리당원은 약 19만 명입니다. 전북을 잃게 되면 ‘텃밭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과 함께 연임 가도에 급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28일 한국복지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민주당 대표 선호도 조사 결과가 묘합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44% 정청래 대표 30%로 무려 14%p 차이입니다. 전주·군산·익산 등 전북 전 지역에서 김 총리가 앞섰고 민주당 공천에 부정적인 응답자 중에서는 김민석 59% 정청래 12%로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김민석 총리는 올해 초 주소지를 익산으로 옮겼습니다. 익산은 현재 김 총리의 노모가 계신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표면적으로는 “정치를 그만두고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면 익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고 밝히지만, 정치권에서는 전북 표심을 잡기 위한 것이란 해석도 합니다.

만약 김 전 지사가 제명 대신 경선에서 탈락했다면 어땠을까요. 민주당이 12시간 제명이 아닌 소명 청취나 최고위 재심의 등 조금 더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어땠을까요. 즉각 김 전 지사를 제명하지 않았다면 국민의힘 공격을 막기 어려웠을 것이란 민주당 설명도 흘려듣긴 어렵습니다. 이미 지나간 일입니다. 남은 건 6·3 지방선거 전북지사 결과뿐입니다.

(자료 = 한국복지신문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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