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이창호 기자] 지방선거를 목전에 두고 열린 인천광역시장 후보 TV 토론회의 여파가 정치권을 넘어 지역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26일 밤 진행된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인천의 핵심 현안을 두고 정면충돌한 가운데, 토론 직후 온라인을 중심으로 박 후보의 지역 이해도 부족과 신상 의혹을 둘러싼 공방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큰 파장을 낳은 대목은 인천시의 최대 난제인 ‘수도권매립지’ 관련 설전이다. 유정복 후보는 박찬대 후보를 향해 “매립지가 땅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2015년 체결된 ‘수도권매립지 4자 합의’의 구체적 내용과 매립지 소유권 귀속 문제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가 즉각적인 답변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모습이 그대로 송출되면서, 해당 장면을 편집한 이른바 ‘뇌 정지 영상’이 유튜브와 SNS 등지에서 급속도로 유포되고 있다.
현안에 대한 침묵은 지역 통계 질의에서도 이어졌다. 유 후보가 인천의 연간 방문객 수를 묻자 박 후보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라며 답변을 유보했다. 진행자가 재차 답변 기회를 부여했으나 끝내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토론을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유 후보 지지층과 일부 누리꾼들은 “인천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후보가 지역 기본 현안과 통계조차 숙지하지 못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박 후보 지지층 일각에서는 “지엽적인 수치나 암기식 질문으로 상대 후보를 망신 주려는 네거티브 공세”라며 유 후보 측의 토론 태도를 문제 삼기도 했다.
정책 검증 외에 박찬대 후보의 신상 및 공약 표절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령을 지낸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과의 가계 관계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그간 박 후보는 언론과 대중을 상대로 이상룡 선생의 ‘외손’임을 강조해왔으나, 실제 족보상 관계는 직계가 아닌 ‘22촌 방계’인 것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두고 야권 일각과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선거철을 겨냥한 과장된 족보 마케팅이 아니냐”라는 지적이 나왔다. 현행 민법 및 국가보훈 법상 22촌은 유족 보상이나 직계 후손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범위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은 “과거 인터뷰 등에서 직계 후손이라고 표현한 적이 없으며, 문중의 일원으로서 선조의 뜻을 기려온 것뿐”이라고 해명했으나, 온라인상에서는 “22촌이면 사실상 남이나 다름없다”라는 냉소적인 반응과 “가문의 역사를 강조한 것일 뿐 확대해석은 무리”라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아울러 공약 유사성 논란도 불거졌다. 유 후보 측은 박 후보가 내세운 ‘인천발 KTX 사업’이 자신이 과거 창안하고 제1호 공약으로 추진했던 사업임을 강조하며, 박 후보가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공약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 후보 측은 인천의 교통 인프라 확충은 지역 정치인 모두의 공통 과제이며, 특정인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고 맞받았다.
이번 TV 토론회는 단순한 정책 비교를 넘어 후보 개인의 자질론과 도덕성 검증으로 번지며 선거판의 최대 분수령으로 부상했다. 토론 직후 각 후보 캠프는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으며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유정복 후보 캠프의 이진호 대변인은 30일 논평을 통해 “이번 토론은 인천에 대한 기본 지식도 없는 후보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무대”라며 “시민들의 실망감이 온라인 댓글과 영상 확산으로 표출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찬대 후보 캠프 측은 “상대 후보의 꼬투리 잡기식 질문에 연연하지 않고, 남은 기간 인천의 미래 비전과 진정성을 시민들에게 직접 전달하는 데 집중하겠다”라는 입장이다.
미디어를 통해 확산 중인 수많은 토론회 편집 클립과 댓글 여론이 실제 표심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암기식 질문에 허점을 보인 후보의 자질 부족인가?, 혹은 정책 본질을 흐리는 과도한 흠집 내기인가!. 분초를 다투는 공방 속에서 인천 유권자들의 최종 선택은 다가오는 6월 3일 투표소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