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결국 한 사람의 삶에 머무는 풍경이다' 세계아트미술관. '안목(眼目), 그 이후의 풍경'·김예린 개인전 'Before I Knew'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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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결국 한 사람의 삶에 머무는 풍경이다' 세계아트미술관. '안목(眼目), 그 이후의 풍경'·김예린 개인전 'Before I Knew' 개최

문화저널코리아 2026-05-30 05:07:50 신고

문화저널코리아 오형석 기자 |예술을 바라보는 눈은 어떻게 완성되는가. 그리고 한 점의 작품은 어떻게 한 사람의 삶 속 풍경이 되는가. 세계아트미술관이 오는 6월 서울 강남 DB금융센터 알파클럽에서 선보이는 특별기획전 《SECTION1: 안목(眼目), 그 이후의 풍경》과 김예린 개인전 《Before I Knew》는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이번 전시는 작품 자체의 가치에 머무르지 않고, 예술이 개인의 감각과 공간, 기억 속에 어떻게 스며드는지를 조망하며 동시대 컬렉팅 문화의 본질을 사유하게 만든다.

 

전시가 열리는 공간은 강남 테헤란로 DB금융센터 알파클럽 27층. 비즈니스와 일상이 교차하는 도심의 중심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현대인의 삶 가까이에서 예술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갤러리라는 독립된 화이트큐브를 넘어, 실제 삶의 공간 안에서 예술과 감각이 공존하는 경험을 제안하는 것이다.

 

먼저 《안목(眼目), 그 이후의 풍경》은 ‘시선 이후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누군가의 눈길이 머문 작품은 단순한 미적 오브제를 넘어 그 사람의 취향과 정서, 삶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결국 안목이란 단지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만의 삶의 결을 완성해가는 과정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낸다.

 

이번 섹션에는 한국 현대미술사의 중요한 흐름을 구축해온 김환기, 이우환, 김창열, 유영국 등의 작품이 참여한다. 서로 다른 조형 언어를 지닌 이들의 작품은 각기 다른 시대정신과 미학을 담아내면서도, 공통적으로 ‘본질을 응시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김환기의 작품은 점과 색채를 통해 한국적 서정과 우주적 질서를 동시에 담아내며, 이우환은 최소한의 개입 속에서 존재와 관계의 본질을 탐구한다. 김창열은 물방울이라는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비움과 응축의 철학을 구현하고, 유영국은 자연의 원형적 에너지를 강렬한 색면 추상으로 승화시킨다.

 

특히 전시 포스터에 사용된 유영국의 작품은 붉은 산과 깊은 청색의 대비를 통해 자연과 정신성의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단순화된 산의 형상은 실제 풍경이라기보다 내면의 풍경에 가깝다. 이는 이번 전시가 말하고자 하는 ‘안목 이후의 세계’, 즉 예술이 삶 속에서 축적되는 감각의 풍경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어지는 《Before I Knew》는 김예린 작가가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개인전으로, 전혀 다른 결의 감성을 보여준다. 김예린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쳐온 순간들을 포착하며, 오래 바라보고 싶은 감정의 장면들을 화면 위에 담아낸다.

 

작품 속 인물들은 대체로 침묵 속에 머문다. 카페의 테이블에 마주 앉은 사람들, 빛이 스며드는 실내, 설명되지 않는 시선과 거리감은 특별한 사건 없이도 깊은 정서를 환기시킨다. 작가는 거대한 서사보다 일상의 온도와 관계의 미묘한 공기를 포착하는 데 집중하며, 현대인이 잃고 살아가는 감각의 결을 섬세하게 복원한다.

 

김예린의 회화는 빛을 다루는 방식에서 특히 인상적이다. 화면을 감싸는 따뜻한 녹색과 황금빛 색조는 단순한 공간 묘사를 넘어 감정의 밀도를 형성하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특정한 기억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만든다. 이는 관람자가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자신의 시간을 투영하게 만드는 경험으로 이어진다.

 

전시 제목 《Before I Knew》는 ‘알기 이전의 순간’, 혹은 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의미를 깨닫게 되는 시간들을 함축한다. 작가는 빠르게 흘러가는 현대의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바라보는 감각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예술이 우리 삶 안에서 수행할 수 있는 가장 본질적인 역할을 되묻는다.

 

이번 전시는 거장의 안목과 동시대 작가의 감각이 한 공간 안에서 공존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한국 현대미술사의 중심축을 이룬 거장들의 작품과 오늘의 감정을 포착하는 젊은 작가의 회화가 나란히 놓이며, 예술의 시간성과 감각의 연속성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박숙이 세계아트미술관 디렉터는 “이번 전시는 작품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예술이 삶 속에서 어떻게 기억되고 축적되는지를 함께 경험하는 자리”라며 “관람객들이 자신의 취향과 안목, 그리고 삶의 감각을 다시 발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예술은 결국 누군가의 삶 안에 머무를 때 비로소 완성된다. 이번 전시는 작품을 감상하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시선과 감각이 머무는 자리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그리고 그 순간, 예술은 더 이상 전시장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삶의 풍경 속으로 조용히 스며든다.

 

한편 전시는 6월 30일까지 진행되며, 오프닝 리셉션은 6월 10일 오후 5시 30분 초청 형식으로 개최된다. 관람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공휴일은 휴관한다. 장소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32 DB금융센터 알파클럽 27층. 차량 이용 시 30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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