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2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이렇게 말했다. 염 감독은 이날 수척한 얼굴로 더그아웃에 들어섰다. 26~28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부산 원정경기에서 2승1패를 거뒀으나,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
취재진이 “LG 야구는 쓰러지지 않는 ‘좀비 야구’라고 하더라”고 하자 염경엽 감독은 “좀비 야구 맞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지면 스트레스가 심하다. 지금이 감독으로서 아주 예민한 시기”라고 말했다.
28일 기준으로 LG는 선두 삼성 라이온즈에 한 경기 뒤진 2위(승률 0.600, 30승 20패)다. 2년 연속 우승을 향해 가는 데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4번 타자 문보경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을 제외한 타격 부진이 염경엽 감독의 고민이다. 팀 타율이 7위(0.261)에 그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단 피로도는 잘 관리 되고 있다. 내가 굳이 관리하지 않아도 선수들이 (부상 때문에) 자동으로 빠져서 관리가 된다”라고 웃으며 “오늘과 내일은 박동원(허리 타박상)이 쉰다. (문보경이 돌아왔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오스틴의 체력도 관리하고 있다. 한 경기 (1루) 수비를 나가면 다음 날 지명타자로 보낸다”고 설명했다.
반면 ‘감독 피로도’는 상당한 모양이다. “(체력 유지를 위해) 억지로 많이 먹으려 하고 있다. 내가 살기 위해 징크스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라면서 “(전날 삼성에 1-10으로 대패한) SSG를 보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했다. SSG 랜더스는 이날 패배로 SK 와이번스로 간판을 바꿔 단 이래 최장 기록인 9연패에 빠졌다.
염경엽 감독은 SK 사령탑 시절인 2020년 극심한 연패 스트레스로 더그아웃에서 쓰러진 적이 있다. 시즌 초 10연패에 빠졌다가 반등 후 다시 7연패에 빠지자 경기 중 혼절했다. 염 감독은 그 시절 기억을 소환하며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다. 경기 시작하자 0-5로 지는데 감독이 뭘 할 건가”라고 돌아봤다. 최근 SSG 연패의 주요 원인 역시 선발진 붕괴다.
이날 경기 전까지 SSG의 마지막 승리는 5월 16일 LG전이었다. 이튿날 LG전부터 9연패에 빠져 있었다. 염경엽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 선수 시절 후배인 이숭용 SSG 감독에게 위로의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결국 모든 건 다 지나간다’는 내용.
부쩍 초췌한 얼굴이었던 염경엽 감독은 29일 경기에선 1회부터 터진 타선 덕분에 편안하게 지휘했다. LG는 1회 말 송찬의의 3점 홈런을 포함해 5점을 올린 끝에 12–2로 대승했다. KIA의 6연승을 막아선 승리였다. 그러나 SSG는 이날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막판 추격전을 펼친 끝에 3-4로 졌다. 10연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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