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KT 위즈 외야수 최원준이 왜 자신을 사령탑이 사랑스러워할 수밖에 없는지 또 한 번 증명했다. 마법사 군단 합류 후 첫 그랜드 슬램을 쏘아 올리면서 팀 연승을 이끌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팀 간 7차전에서 7-1 완승을 거뒀다. 지난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 이어 이틀 연속 승전고를 울렸다.
최원준은 이날 1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전, 4타수 1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KT가 3-1로 앞선 9회초 1사 만루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을 터뜨렸다.
최원준은 "노볼 1스트라이크에서 키움 우완 조영건의 2구째 121km/h짜리 커브를 공략했다. 몸쪽 높은 코스에 형성된 공을 그대로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아치를 그려냈다. 시즌 4호 홈런을 개인 통산 3번째 만루 홈런으로 장식했다.
최원준은 경기 종료 후 공식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내 앞 타순에 있는 권동진이 볼넷으로 출루해 주면서 1사 1·2루가 아닌 1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다"며 "주자가 3루에도 있었기 때문에 꼭 안타를 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희생 플라이를 쳐도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홈런은 권동진 지분이 크다"고 자신보다 후배를 치켜세웠다.
KT는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 6위에 그치면서 2019시즌 이후 6년 만에 '야구' 없는 가을을 보냈다. 스토브리그에서 적극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고, 베테랑 타자 김현수와 외야수 최원준을 영입했다.
최원준은 2024시즌 KIA 타이거즈에서 136경기 타율 0.292(438타수 128안타) 9홈런 56타점 21도루 OPS 0.791로 활약하며 팀 통합우승에 기여했다. 2025시즌 종료 후 커리어 첫 FA 자격을 취득할 예정이었던 가운데 자신의 가치를 한껏 높였다.
하지만 최원준은 2025시즌 개막 후 타격 슬럼프에 빠지며 고전했다. 지난해 7월에는 갑작스럽게 NC 다이노스로 트레이드를 겪었고, 전체 성적도 126경기 타율 0.242(413타수 100안타) 6홈런 44타점 26도루 OPS 0.621로 주춤했다.
최원준은 여러 가지로 FA 대박을 노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KT는 팀 내 외야진 보강이 필요했던 데다 최원준 반등에 대한 강한 확신이 있었고, 4년 총액 48억원을 안겨주면서 최원준을 품었다.
결과론이지만 최원준은 현재까지 KT 역대 최고 외부 FA 선수가 될 기세다. 2026시즌 개막 후 50경기 타율 0.371(205타수 76안타) 4홈런 32타점 12도루 OPS 0.962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KT는 간판타자 안현민이 지난 4월 18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최원준이 있어 고비를 넘기고 선두 다툼에 뛰어드는 게 가능했다.
최원준은 "사실 내가 작년에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이강철 감독님, KT 코치님들께서 지난해 내가 못했던 생각이 전혀 안 들게끔 너무 편하게 해주셨다. 그래서 더 독하게 준비했다"며 "내가 보답할 수 있는 건 성적뿐이다. 그래야 감독님과 코치님께 도움이 된다. 그래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도 최원준의 활약을 묻는 질문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뭐라고 더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만족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강철 감독은 29일 KT전에 앞서 취재진과 공식 인터뷰 도중 훈련을 마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최원준을 부른 뒤 "내가 너를 얼마나 예뻐하고 있는지 말해달라"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최원준 역시 "더 이상 예뻐하고 잘 챙겨주실 수가 없을 정도다. 한계치까지 나를 좋게 봐주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KT 위즈 / 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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