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일본 전역의 전기·가스 요금이 다음 달부터 일제히 인상된다. 여름철 전력 수요 증가 시기와 맞물려 가계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는 한시적 보조금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주요 전력회사와 도시가스 회사들은 6월 사용분(7월 청구분) 전기·가스 요금을 인상한다고 28일 발표했다.
일반 가정의 월평균 전력 사용량인 260킬로와트시(kWh)를 기준으로 전기요금은 지역별로 25~91엔, 가스요금은 20~24엔씩 오를 전망이다.
도쿄전력 관할 지역의 표준 가정 전기요금은 전월 대비 28엔 인상된 8,823엔으로 책정됐다. 오키나와전력은 91엔 오른 9,325엔으로 가장 큰 인상폭을 기록했으며, 홋카이도전력 역시 67엔 오른 9,533엔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간사이전력은 7,843엔으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도시가스 요금도 동반 상승한다. 도쿄가스는 24엔 오른 5,795엔, 오사카가스는 24엔 오른 6,349엔, 도호가스는 21엔 오른 6,617엔, 세이부가스는 20엔 오른 6,534엔으로 조정될 예정이다.
이번 요금 인상은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국제 원유 가격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일본 전력업계는 통상 수입 연료 가격 변동분을 2~4개월 시차를 두고 전기·가스 요금에 반영한다. 특히 지난 4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로 급등했던 원유 가격이 이번 여름철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와 가스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는 여름철에 요금 인상이 겹치면서 가계의 실질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제조업과 물류업을 중심으로 기업들의 에너지 비용 상승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이에 일본 정부는 7월부터 9월까지 전기·가스 요금 보조금을 지급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정부는 표준 가정을 기준으로 약 5,000엔 수준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보조금은 일시적인 대책에 불과하다. 원유 가격 상승분이 계속 반영되는 데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 영향도 하반기 요금에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가을 이후 에너지 비용 부담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지 언론들은 중동 지역의 불안정한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 경제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기·가스 요금 상승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경우 일본 정부의 에너지 가격 안정 정책이 올해 하반기 경제 운용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전망이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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