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워케이션의 현실이 궁금하다면. 반나절은 노마드 워커처럼 일하고, 퇴근 후에는 로컬처럼 파리를 즐긴 일하는 커플의 하루를 담았다.
- 노트북 펴도 눈치 보이지 않는 파리 카페 3곳을 직접 다녀왔다. 럭셔리한 뷰의 카페부터 몰입형 스터디 카페까지 스타일별로 정리했다.
- 빈티지 쇼핑, 프로방스 요리, 자전거로 달리는 에펠탑까지. 마레를 중심으로 한 파리 워케이션 동선을 소개한다.
파리 워케이션이라고 하면 햇빛이 쏟아지는 테라스에서 크루아상 옆에 맥북을 펼쳐둔 장면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금 다르다. 한국과의 시차 때문에 하루는 새벽 6시에 시작된다.
오전 근무 시간에 맞춰 노트북을 켜고, 콘센트 있는 자리를 먼저 찾고, 따뜻한 카페라떼로 잠을 깨운다. 그렇게 반나절 정도 일을 끝내고 나면, 오후부터는 완전히 다른 도시가 열린다. 일과 여행, 그리고 데이트가 자연스럽게 섞이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숙소, 마레의 4성급 호텔
마레 지구의 아침 풍경.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이번 파리 워케이션은마레 지구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걸어서 닿는 거리 안에 빈티지샵과 카페, 레스토랑이 모여 있어 이동 피로 없이 하루를 보낼 수 있다. 머문 곳은 Hôtel Régina Opéra Grand Boulevard. 로비에서 이른 아침부터 일하기 좋았다.
주로 카운터 야간 직원과 함께 일과를 시작했지만 조용하고, 콘센트 있고, 조식도 간단히 먹을 수 있어서 남자친구는 방에서 자는 동안 로비에서 오전을 보낸 날이 많았다. 파리 워케이션 숙소 고를 때 로비 환경을 꼭 확인하길 추천한다.
노트북 펴도 되는 카페 3
1. Le Floor - 럭셔리하게 일하고 싶은 날
」
Le Floor의 노트북 친화적 창가 좌석. 창밖으로 보이는 건물이 멋스럽다. / 이미지 출처: @lefloor.paris
은행 건물 뷰가 펼쳐지는 카페. 노트북 사용자들을 위한 창가의 업무 전용 좌석, 콘센트 있고, 분위기 대비 부담 없는 가격. 실제로 이 동네가 파리에서 가장 비싼 동네 중 하나라고 한다. 점심시간 즈음에는 건너편 건물 울타리 외벽에 사람들이 쭉 나란히 앉아서 점심 도시락 먹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2. The Hoxton - 로맨틱하게 일하고 싶은 날
」
The Hoxton Paris 안뜰로 이어지는 입구.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조금 더 여유로운 분위기를 원한다면 The Hoxton Paris의 그라운드 플로어 카페가 좋다. 채광이 부드럽게 들어오고, 나란히 앉아 각자 일을 하다가 자연스럽게 점심으로 이어지기 좋은 구조다.
3. Nuage Cafe - 진짜 일해야 하는 날
」
Nuage Cafe 입구. 빨간색 문이 인상적이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생제르맹에 위치한 이곳은 카페보다는 작은 작업실에 가깝다. 2층 구조의 공간 안에는 나무 책상과 의자가 아늑하게 놓여 있고, 각 자리마다 콘센트가 마련되어 있어 자연스럽게 오래 머물게 된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모두가 각자의 일에 몰입하고 있어 집중이 잘 되는 편이다. 3시간 이상 머무를 경우 종일권을 구매해 하루 종일 이용할 수 있고, 간식 코너와 커피 및 음료도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숙소를 이동하는 날이라 캐리어를 끌고 갔는데, 계단을 오를 때 직원이 먼저 짐을 들어주기도 했다. 작은 친절 덕분에 오래 기억에 남는 공간이다.
퇴근 후 파리, 마레 데이트코스
Demain Retro에서의 쇼핑 중. 파리의 빈티지샵들은 잘 정돈된 편집숍에 가까웠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오후 3시쯤 노트북을 닫으면 그때부터가 진짜 파리 워케이션의 시작이다. 빈티지 쇼핑은 마레의 Demain Retro와 At Dawn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두 곳 모두 흔히 떠올리는 빈티지샵보다는, 잘 정돈된 취향 큐레이션 편집숍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At Dawn에서 잠시 쉬어가던 순간. 결국 사진 속 빈티지 백을 구매했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옷의 상태나 셀렉션 퀄리티도 좋아 천천히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Guess 로퍼 힐과 Prada 빈티지 백을 발견했다. 서로 다른 취향을 공유하고 의외의 스타일을 시도해보는 시간은, 파리에서의 하루를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
Ober Mamma의 바질 부라타치즈와 트러플 파스타.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저녁은 대부분 사전 예약이 필수다. OberMamma는 현지에서도 인기 많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직원들 역시 대부분 이탈리아 사람들이었다. 대표 메뉴인 트러플 파스타는 적당히 알단테로 조리되어 인상적이었다.
Chez Janou의 대표 디저트인 초콜릿 무스.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다만 테이블마다 이용 시간이 정해져 있어 식사 중간마다 직원이 남은 시간을 안내하러 오는 점은 다소 분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Chez Janou는 프로방스 요리로 분위기까지 완벽한 곳. 인기가 많아 대기시간이 있었지만 한번쯤 가볼 만하다. 오리고기와 초콜릿 무스를 추천한다.
가볍게 먹고 싶은 날엔 Soup. 이름 그대로 수프 전문인데 키슈와 샐러드, 수프를 세트로 판매한다. 파리지앵이라면 자주 올 것 같은 곳. 직원분이 친절하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줘서 좋았다.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따라 달리다 마주한 에펠탑. / 이미지 출처: 필자 촬영
여유 있는 날엔 dott로 자전거를 빌려 에펠탑까지 갔다. 지하철로 가는 에펠탑이랑 자전거로 가는 에펠탑은 완전히 다른 풍경이다. 바람을 맞으며 페달을 밟다 보면 도시 전체가 하나의 장면처럼 이어진다.
글을 마치며
워케이션은 여행도, 출장도 아닌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
일도 하고 사랑도 하고, 계속 이동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파리는 이상적일 만큼 아름다운 도시였다.
기사 속 장소들
Le Floor — 42 Rue Notre Dame desVictoires, 75002 Paris
The Hoxton, Paris — 30-32 Rue duSentier, 75002 Paris
Nuage Café — 14 Rue desCarmes, 75005 Paris
Demain Rétro — 154 Rue du Temple, 75003 Paris
at dawn | handpicked vintage & multi-label space — 13 Rue de Picardie, 75003 Paris
Chez Janou — 2 Rue Roger Verlomme, 75003 Paris
Ober Mamma — 107 Bd Richard-Lenoir, 75011 Paris
Copyright ⓒ 에스콰이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