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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박정호)는 29일 강모씨 등 미군 위안부 피해자 117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들은 1950년대부터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상대 성매매에 동원된 여성들이다.
이번 소송은 주한미군을 상대로 제기됐으나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등에 따르면 미군이 공무 집행 중에 법률상 책임을 지는 사고에 대한민국이 우선 배상 책임을 지도록 돼 있다. 한국 정부는 이후 미군 측에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원고 측은 “원고들은 대한민국 공무원들과 미군 당국이 공동으로 행한 불법행위의 피해자”라며 “기지촌과 성병관리 체계가 형성·유지되는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과 신체의 자유가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미군 사기 진작과 외화 획득을 명분으로 기지촌 구조를 적극 조장했고, 미군 당국 역시 이를 알고도 묵인·관리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미군 당국이 업주들에게 모든 미군을 차별 없이 접대하도록 요구한 점 △성병검사 카드 확인을 통해 사실상 성적 접촉을 허용한 점 △미군 헌병과 한국 경찰이 합동 단속을 벌이며 여성들을 강제 연행한 점 △감염 여부 확인 없이 페니실린을 강제 투약한 점 등을 문제삼았다.
그러면서 “고령인 원고들이 국가 차원의 진정한 사과와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누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과거 국가가 외교 안보라는 명목으로 외면해왔던 피해자들의 인권과 존엄을 찾는 적극적인 판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법정에서는 피해 당사자 진술도 진행됐다. 자신을 ‘미군 위안부’라고 밝힌 한 한 원고는 “16살에 끌려가 처음 미군을 봤고 너무 무서워 방구석에서 울기만 했다”며 “기지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속아서 끌려온 여자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미군들에게 맞아 죽을 뻔한 적도 있었지만 부대에 신고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며 “미군의 허락 없인 들어갈 수도 없는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미군이 몰랐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미군들의 잘못을 알리려고 용기를 냈다”며 “지난 재판에서 한국 정부 잘못이 밝혀진 것처럼 이번 재판에서는 미군 부대의 잘못도 세상에 알려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피고 측은 주한미군 배상사무소 의견을 확인 중이라며 한 달 이내 회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SOFA와 국가배상법 관계 등에 대한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8월 21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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