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데이비스 영국 맨체스터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진짜 새로운 신제품은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소비자의 고통점을 줄여주는 것이다. (진정한 의미의) 신제품은 만들어내기 힘들며 직원들이 아니라 고객들의 아이디어에서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29일 서울 섬유센터빌딩 17층에서 네모미래연구소, 한국상품학회, WWD Korea와 함께 글로벌 소비시장 변화와 산업 혁신 흐름을 논의하는 국제컨퍼런스 '워츠뉴인뉴'(What’s New in New?)를 개최했다.
게리 데이비스 교수는 기조 강연인 '무엇이 진짜로 새로운가'(Understanding What’s Really New)에서 이처럼 발표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신제품의 성공률이 15%에 불과할 정도로 대부분의 신제품은 실패라는 결과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시장 환경이다.
데이비스 교수는 "구글 글래스처럼 하이테크라고 항상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 탁월성이 시장을 견인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라며 "최근 신생 회사들은 6개월마다 신제품을 선보이곤 하는데, 미국 기성 회사에서는 6년에 한 번 신제품을 내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신제품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소비 시장에서는 감성과 즉시성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BBC 조사 결과, 1인 가구 증가 등에 따라 사회적으로 고립된 관계를 보완해 줄 반려동물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당시에 크게 증가한 반려동물 가정이 팬데믹 이후에 오히려 더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에 기꺼이 돈을 쓰는 사람들이 동반 증가 중이다.
런던의 '소호하우스'의 경우, 창조산업 종사자들이 재택근무 대신에 거주하면서 일하는 호텔로서 이들이 동종업계 종사자들과 교류하는 장을 만들어준다.
즉시성은 전세계 메가시티에서 최근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다.
데이비스 교수는 특히 한국의 경우, 퀵커머스 시장의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짚었다.
집에서 피자를 퀵커머스로 배달시키는 경우, 미국은 배달이 더 오래 걸리면서도 팁까지 더해 원래 주문금액의 200%를 내야 할 수 있고, 영국도 150%에 달하지만 한국은 매장 주문과의 비용 차이가 거의 없다.
데이비스 교수는 "그러나 이같은 성공을 전세계 시장에서 모두 기대할 순 없다"며 "도시의 인구밀도 등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올해가 한국의 '프리미엄 코리아' 원년이 될 것으로 본다"며 "한국의 국가적 매력도를 'K-이모션(Emotion)'이라고 정의한다면 이는 676년 신라통일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신라 화랑 제도가 오늘날 BTS의 원류"라고 말했다.
허정윤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미국 소비 시장에는 젠지(Gen Z) 세대가 진입하면서 다양한 소비자 접근성을 갖춘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또한 AI가 시장 구조를 부분적으로 바꿔 다층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초수봉 숙명여자대 교수는 중국 시장에 대해 "매년 10%씩 성장하던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대로 둔화했지만 여전히 전세계 시장 비중 30% 내수소비 67%로 중국 중산층이 한국의 5배 규모"라며 "중국의 구매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시장 성공 조건으로 속도, 가격, 품질을 꼽았다.
초 교수는 "중국 시장에서 이제는 '품질을 좋으면 비싸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시간을 절약해주는 속도는 여전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의 퀵커머스 시장은 매년 35.2%씩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의 퀵커머스 사용자는 8억5000만명에 달하고 평균 배달시간이 15~28분로 매우 빠른 편이다.
일본 시장에 대해 요시모토 코지 소카대 교수는 "일본에서는 판매하는 제품에 혁신적 요소가 있더라도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도록 한다"며 "세계 기술경쟁률 보고서에 보면 일본이 1~2위인데도 그렇다. 일본은 아무리 기술이 좋고 혁신적 서비스가 나와도 '모두와 같다'는 인식을 일본 소비자가 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코지 교수는 "일본은 작은 제품과 서비스 하나하나에서도 (소비자에 대한) 존중감과 세밀한 배려를 기대한다"며 "(혁신적 기술도) 사회적 문제 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구매력 있는 소비층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일본은 '메리하리(강약조절) 소비' 문화가 자리잡아, 일상 생활용품은 PB제품이나 100엔숍 소비를 하는 반면에, 좋아하거나 마음에 위로를 주는 제품에는 아낌없이 지출하는 소비 성향을 보인다.
일본 젊은 세대들도 '타이파(시간 대비 성능)' 성향을 보인다.
코지 교수는 "실패의 가능성을 줄이고 신뢰를 얻기 위해 투입되는 시간 대비 성과를 추구하는 성향을 보인다"며 "신뢰와 안정, 안심을 느끼는 곳에 에너지를 쏟아붓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지 교수는 "일본 젊은 세대들은 전세계적인 트렌드를 타기보다 일본 고유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자신에게 안정감을 주는지가 큰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도 고령층 소비자를 겨냥한 소비 시장이 발달 중이다.
코지 교수는 "구매력이 있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유통과 물류 등 산업 전반의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며 "집 밖으로 외출하기 꺼려하는 고령층을 위한 퀵커머스 배달 서비스도 활발하며 시골 지역의 돌봄 로봇과 드론 배달, 이동식 슈퍼마켓, 우체국의 노인 케어서비스, 홈셰어 등이 활성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최근 2년간 한국·서양·중국·일본의 소비시장 변화와 주요 히트 상품, 서비스 사례를 분석하고 국가별 소비트렌드의 특성, 향후 시장에 대한 시사점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글로벌 소비 트렌드 변화와 디지털 유통환경 혁신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산업계와 학계,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시장 변화와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교류의 장이다.
김현정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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