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메 콰르텟 "지난 10년은 증명의 시간, 앞으론 더 자유롭고 깊은 음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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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메 콰르텟 "지난 10년은 증명의 시간, 앞으론 더 자유롭고 깊은 음악을"

이데일리 2026-05-29 16:44:44 신고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지난 10년이 저희를 증명해가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조금 더 자유롭고 깊어진 음악을 하고 싶습니다.”

에스메 콰르텟(사진=크레디아)


현악사중주단 에스메 콰르텟의 배원희가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10주년을 맞는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에스메 콰르텟은 배원희(제1바이올린), 하유나(제2바이올린), 디미트리 무라스(비올라), 허예은(첼로)으로 구성됐다.

에스메 콰르텟이 창단 10주년을 맞아 오는 6월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기념 리사이틀을 연다. 6월 9일에는 춘천문화예술회관 투어로 이어진다.

에스메 콰르텟은 2016년 창단 후 2년 만에 세계 최고 권위의 위그모어 홀 국제 현악사중주 콩쿠르에서 우승과 함께 4개의 특별상을 수상하며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후 유럽·북미·아시아의 주요 무대를 누비며 국제적인 커리어를 쌓아왔다.

10주년 무대를 위해 이들이 선택한 프로그램은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8번, 드보르자크 ‘아메리칸’,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다.배원희는 “이번 프로그램은 에스메 콰르텟이 지난 10년 동안 가장 사랑해온 작품들이자 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곡들”이라고 설명했다.

각 작품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배원희는 “쇼스타코비치 8번은 극단적인 감정과 인간적인 절망, 살아남으려는 의지가 공존하는 작품”이라며 “에스메 콰르텟이 가진 강렬한 드라마성과 집중력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드보르자크 ‘아메리칸’에 대해선 “미국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느꼈던 자유와 낙관, 향수 같은 감정이 동시에 담겨 있다”며 “현재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특히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는 에스메 콰르텟의 ‘데뷔 레퍼토리’나 다름없다. 배원희는 “데뷔 음반을 비롯해 서울 롯데콘서트홀, 도쿄, 홍콩, 뉴욕 등 중요한 데뷔 무대마다 늘 함께했던 작품”이라며 “팀의 중요한 시작과 전환점마다 항상 이 곡이 있었다. 지난 10년의 시간을 되돌아보는 상징적인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에스메 콰르텟(사진=크레디아)


10년간 팀을 유지해온 원동력에 대해선 “음악에 대한 사랑과 서로에 대한 존중”이라고 답했다. 배원희는 “완벽하게 똑같은 사람들이 아니라서 오히려 오래 갈 수 있었다”며 “서로 다른 성격과 시각이 있었기 때문에 계속 배우고 변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악사중주의 매력에 대해 배원희는 “너무 어렵게 분석하려 하기보다 네 사람이 어떻게 서로 대화하고 감정을 주고받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훨씬 재미있게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네 명의 배우가 한 무대 위에서 동시에 연기하는 연극이나 영화 같은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첼리스트 허예은은 “현악사중주의 가장 큰 매력은 ‘대화’”라며 “네 개의 악기가 서로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반응하면서 하나의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굉장히 인간적이고 드라마틱하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에는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와 ‘올 아메리칸’ 프로젝트가 예정돼 있다. 배원희는 “베토벤 전곡 프로젝트는 총 여섯 번의 연주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으로, 한 작곡가의 정신 세계를 오랜 시간 함께 탐험하는 경험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올 아메리칸’ 프로젝트에 대해선 “미국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경험한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현대적인 감각을 음악 안에 담고 싶었다”며 “코른골트, 크라이슬러, 바르톡 같이 미국으로 건너와 새로운 삶을 시작한 작곡가들의 이야기부터 존 아담스 같은 동시대 미국 작곡가들의 작품까지 폭넓게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올리스트 하유나는 앞으로의 10년에 대해 “고전 레퍼토리를 더 깊이 탐구하는 동시에 동시대 작품이나 한국 작곡가들의 음악처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와 연결되는 프로젝트를 더 많이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첼리스트 허예은은 “단순히 잘 연주하는 팀을 넘어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되는 음악을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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