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영 휴온스글로벌(084110) 겸 휴온스(243070) 대표는 지난 28일 경기 성남시 판교 본사에서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와 만나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을 둘러싼 시장 논란에 대해 “배수의 진을 치고 내린 고육지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휴온스글로벌 주주들 사이에서는 휴온스랩의 최대주주이자 그룹의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이 아니라 사업회사 휴온스가 휴온스랩을 흡수합병하는 구조를 두고 “휴온스글로벌의 미래 성장자산을 휴온스로 넘긴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오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번 합병이 오너 일가의 승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현재 휴온스글로벌 대표이자 휴온스 대표를 동시에 맡고 있는 송 대표는 그룹 내 사업 재편과 미래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경영진이다. 이번 합병이 단순 계열사 거래가 아니라 휴온스그룹의 향후 성장 전략과 직결된 의사결정이라는 점에서 송 대표가 직접 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해 나섰다.
|
◇“승계 아닌 생존 전략…휴온스랩 위한 결정”
송 대표는 “휴온스랩 합병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승계는 단 한 번도 논의된 적이 없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어떤 경영자가 주주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편법 승계를 고민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번 합병의 본질이 휴온스랩의 생존과 사업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휴온스랩은 피하주사(SC) 플랫폼 기술 하이디퓨즈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자회사지만 현재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 휴온스랩은 지난해 약 10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추가 연구·개발(R&D) 자금 확보가 쉽지 않다.
송 대표는 “휴온스랩은 앞으로도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가 필요한 회사인데 자금이 거의 바닥난 상태였다”며 “여건상 내부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했고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 사업회사인 휴온스와의 결합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번 결정이 휴온스그룹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구조개편의 연장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휴온스그룹은 2022년 휴온스메디케어와 휴온스메디컬을 합병해 휴온스메디텍을 출범시켰다. 휴온스그룹은 같은 해 휴온스네이처와 휴온스내츄럴을 통합해 휴온스푸디언스(현 휴온스엔)를 설립하는 등 유사 사업군 간 통합을 이어왔다.
◇“시장상황 변화·IPO 막혀 자금조달 한계”
휴온스 측은 합병안 검토가 본격화된 것은 휴온스랩의 기업공개(IPO)가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당초 휴온스랩은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자금조달과 사업 확장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근 중복상장 규제 강화와 바이오 투자심리 악화 등으로 휴온스랩의 IPO 추진 및 투자자 유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지면서 결단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휴온스랩은 지속적인 R&D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상장도 못 하는데 외부에서 누가 투자하려 하겠느냐”고 되물었다.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은 “그동안 휴온스글로벌이 휴온스랩의 R&D에 투자해왔는데 왜 과실은 휴온스가 가져가느냐”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그는 “휴온스글로벌이 자체 사업으로 돈을 번 것이 아니라 휴온스가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받아 휴온스랩에 재투자해온 구조”라며 “실질적으로는 휴온스가 휴온스랩 R&D를 지원해온 셈”이라고 반박했다.
휴온스글로벌이 아닌 휴온스가 합병 주체가 된 이유에 대해서도 “휴온스글로벌은 관리 기능 중심 조직으로 사업화 역량이 부족하다”며 “하지만 휴온스는 안정적인 현금흐름과 생산·개발 인프라를 갖춘 핵심 사업회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휴온스 역시 최근 미국 사업 부진과 원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송 대표는 “휴온스도 기존 복제약(제네릭) 중심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휴온스랩의 바이오 플랫폼 기술과 결합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고 부연했다.
|
◇“합병 무산돼도 휴온스글로벌과는 합병 안 해”
휴온스는 이번 합병 이후 SC 플랫폼 사업 상업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그는 “휴온스랩 기술은 단순 연구개발 단계 자산이 아니라 실제 생산·개발·인허가·판매 역량과 결합될 때 비로소 가치가 커진다”고 말했다.
휴온스랩은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인간 유래 히알루로니다제 하이디자임주의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로, 올 하반기 품목허가 획득을 목표로 한다. 통합법인이 출범하면 품목허가 이후에는 휴온스가 하이디자임의 직접 판매를 맡게 된다.
휴온스는 하이디자임 상업화를 시작으로 기술수출과 하이디퓨즈 원료 판매, 마일스톤·로열티 확보까지 이어지는 바이오 성장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주식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휴온스랩 저평가 논란에 대해서도 송 대표는 “가치평가는 외부기관을 통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며 “휴온스랩의 수익가치는 약 21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자본잠식 상태가 반영되면서 최종 기업가치가 약 1290억원으로 산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휴온스글로벌은 오는 6월부터 본격적으로 주주간담회를 통해 소액주주 설득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시장과 주주들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합병 배경과 가치평가, 향후 사업 전략 등을 투명하게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휴온스글로벌은 휴온스랩의 최대주주로 지난해 말 기준 58.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휴온스글로벌은 이번 합병의 당사자가 아니어서 원칙적으로 휴온스글로벌 주주들에게는 합병안에 대한 의결권이 없다. 통상적인 방식이라면 휴온스글로벌이 보유한 휴온스랩 지분을 통해 합병안 통과가 가능한 구조인 것이다. 하지만 회사는 이번 사안에 대해선 이례적으로 휴온스글로벌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직접 수렴한 뒤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휴온스와 휴온스랩 합병이 무산되더라도 휴온스랩을 휴온스글로벌과 합병시키는 방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송 대표는 “시너지가 기대되지 않는 휴온스글로벌·휴온스랩 합병은 처음부터 선택지에 없었다”며 “추진 중인 휴온스·휴온스랩 합병이 무산된다면 이후 자금조달과 사업 방향에 대한 차선책을 다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합병은 단기 주가 상승이 아니라 휴온스랩의 사업화와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결정”이라며 “자회사 가치 상승과 실적 개선이 장기적으로 휴온스글로벌의 기업가치와 주주환원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간담회를 통해 주주들에게 설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