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금융위원회가 2017년부터 9년간 유지해온 '금가분리(금융자본·가상자산 분리)' 원칙 재검토 방침을 시사하면서, 전통 금융권의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 인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말에 따르면 금가분리는 2017년 말 가상자산 투기 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금융사의 가상자산 참여를 제한한 것이며 현재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도화와 입법이 추진되는 만큼 바뀐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최근 이억원 위원장은 기자 간담회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가상자산거래소 규율 체계 정비, 2단계 입법을 함께 보면서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금가분리는 법률이 아닌 행정지도 성격의 규제다. 금융사는 가상자산을 직접 취급할 수 없고, 가상자산 사업자도 금융상품·예금·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2017년 가상자산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한 긴급대책으로 금융사의 가상자산 보유·매입·담보 취득·지분투자가 금지됐다.
위원장의 발언 직후 금융권의 지분 인수가 잇따랐다. 하나금융그룹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6.55%(228만4000주)를 약 1조33억원에 인수한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분율을 기존 5.93%에서 9.84%까지 끌어올린다.
삼성그룹도 가세했다. 삼성증권 2%, 삼성카드·삼성SDS 각각 1%씩 두나무 지분을 나눠 갖는다. 삼성 계열 3사는 총 6128억원을 투자해 두나무 지분 4.0%(139만주)를 확보한다.
다른 거래소도 제도권 편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은 코빗 기존 주주 지분 92.06%를 약 1335억원에 인수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과 지분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이다. 빗썸은 기업공개(IPO)를 통한 독자적 제도권 편입을 모색하고 있다.
각 사는 지분 인수와 동시에 사업 협력 청사진도 내놨다. 삼성증권은 두나무와 토큰증권(STO) 발행·유통 및 가상자산 서비스 확대를 추진한다. 삼성카드는 통합 금융 플랫폼 '모니모'를 기반으로 디지털자산 결제 서비스 연계를 검토 중이다. 삼성SDS는 인공지능(AI)·클라우드·보안 등 기존 정보기술(IT) 역량에 두나무의 블록체인 운영 경험을 접목해 금융권 대상 차세대 디지털금융 인프라 사업을 강화한다.
다만 이 위원장은 규제 완화의 전제 조건도 명확히 했다. "금융기관이 가상자산 시장에 참여할 경우 이용자 보호와 금융 안정 측면을 함께 봐야 한다"며 금융기관과 가상자산 간 리스크 절연이라는 원칙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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