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 이동윤 기자 =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생활 분야로 식품·외식과 금융·보험, 주거·가정이 꼽힌 가운데 금융 분야에 대한 중요성은 크게 높아졌지만 만족도는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모바일 쇼핑과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이용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한국인의 소비생활이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 한국의 소비생활지표' 소책자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소비생활지표는 국민 1만 명을 대상으로 소비생활 실태와 환경 변화를 조사·분석하는 대표 소비자 정책지표다.
금융 중요성 커졌지만 만족도는 최하위
조사 결과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생활 분야는 식품·외식(29.0%)으로 나타났으며, 금융·보험(10.8%), 주거·가정(10.6%)이 뒤를 이었다.
특히 금융·보험 분야는 2023년 종합 순위 4위에서 올해 2위로 뛰어오르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 고금리와 자산관리, 노후 대비 등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전 연령대에서 중요도가 높아졌고, 특히 50대와 40대, 30대 순으로 관심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만족도 조사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금융·보험 분야는 전체 소비생활 영역 가운데 가장 낮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청년층과 고령층 모두 금융 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소비자 체감 개선이 필요한 분야로 지목됐다.
모바일 쇼핑은 일상, AI 구독은 새로운 소비 문화
디지털 소비 확산도 두드러졌다. 소비자의 73.1%가 전자상거래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거래 유형 중에서는 모바일 쇼핑 이용률이 91.8%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금융 플랫폼 이용률은 45.3%로 2023년보다 7.0%포인트 상승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반면 라이브 커머스 이용률은 9.4%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올해 처음 조사된 생성형 AI 서비스 구독 현황도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 구독 서비스 이용자 가운데 24.3%가 생성형 AI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는 20대의 유료 구독률이 30.1%로 가장 높았으며, 60대 이상은 5.3%로 가장 낮았다. 다만 60대 이상 응답자의 94.7%가 무료 서비스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해 생성형 AI가 세대를 넘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속가능 소비 관심 높아졌지만 현실 장벽 여전
지속가능 소비 실천 점수는 59.6점으로 집계돼 2017년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2.5점 상승한 수치다.
세부 항목에서는 자원 재활용과 에너지 절약,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 구매 등이 높은 점수를 받으며 친환경 소비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속가능 소비를 가로막는 현실적 장벽도 여전했다. 소비자들은 비싼 수리 비용과 복잡한 수리 절차, 부품 부족 등을 주요 문제로 꼽았다. 이에 따라 최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수리할 권리(수리권)'에 대한 관심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과 냉장고, 에어컨 등 생활 필수 가전이 가장 많이 수리되는 품목으로 조사된 점 역시 소비자들이 제품을 오래 사용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소비자 체감도가 높은 정책 과제를 발굴하고, 데이터 기반의 소비자 정책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비생활의 중심이 디지털과 AI로 이동하는 가운데 금융 서비스 만족도 개선과 지속가능 소비 환경 조성이 앞으로 소비자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npce@dailycnc.com
Copyright ⓒ 소비자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