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환의 스포츠인사이트] 체육은 선거용 구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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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환의 스포츠인사이트] 체육은 선거용 구호가 아니다

한스경제 2026-05-29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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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앞두고 여러 후보가 돔구장 건설 공약을 내세웠다. 사진은 건설 예정인 잠실 돔구장 실내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선거를 앞두고 여러 후보가 돔구장 건설 공약을 내세웠다. 사진은 건설 예정인 잠실 돔구장 실내 조감도. /서울시 제공

| 서울=한스경제 문성환 교수 | 체육계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늘 바빠진다. 후보들은 앞다투어 체육 공약을 내놓는다. 새로운 체육시설 건립, 프로스포츠구단 유치, 전국대회 개최, 생활체육 확대, 유소년 지원 강화까지. 듣기만 하면 지역 스포츠의 미래가 금방이라도 달라질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 뒤 현장에 남는 것은 생각보다 초라하다. 현수막 속 약속은 사라지고, 체육인들은 다시 부족한 예산과 열악한 환경 속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만큼은 체육인들도 조금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이제는 화려한 문구보다 “정말 가능한 이야기인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 체육은 선거철에만 꺼내는 보여주기식 카드가 아니다. 누군가의 삶이고, 아이들의 꿈이며, 지역의 미래 산업이다.

현장의 지도자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진짜 필요한 것은 거대한 경기장 하나가 아니라 비가 와도 안정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이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꾸준히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생활체육 역시 거창한 비전보다 시민들이 매일 운동할 수 있는 현실적인 환경이 더 중요하다.

지방 체육의 가장 큰 문제는 지속성 부재다. 단체장이 바뀌면 방향이 달라지고, 담당자가 바뀌면 사업도 흔들린다. 몇 년 동안 어렵게 만든 대회가 예산 한 줄에 사라지고, 지역 스포츠 브랜드는 정치 논리에 따라 흔들린다. 체육은 단기간 성과로 평가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10년, 20년을 바라보고 투자해야 지역의 문화가 되고 산업이 된다.

특히 지금처럼 지방 소멸 이야기가 커지는 시대에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다. 전국 단위 대회 하나는 숙박, 음식, 관광, 교통까지 연결되는 지역경제 플랫폼이 된다. 실제로 지역에서 열리는 유소년 대회와 생활체육 축제는 도시의 활력을 만들고 사람을 움직인다.

그런데도 많은 정책은 여전히 보여주기식 행사에 머무르고 있다. 중요한 것은 “몇 개를 유치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는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체육인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실현 불가능한 약속보다 현장을 이해하는 행정, 일회성 이벤트보다 지속 가능한 지원, 정치 논리가 아닌 전문성과 데이터 기반의 정책이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뒤에도 꾸준히 체육 현장을 찾는 책임감이다.

유소년 체육 역시 단순한 엘리트 육성의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의 건강과 인성, 공동체와 교육을 함께 만드는 중요한 사회 시스템이다. 체육을 비용으로만 바라보는 순간 지역의 미래는 더 빠르게 무너질 수밖에 없다.

체육인은 이제 선거철 박수만 치는 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필요한 것은 질문하고 검증하며 끝까지 책임을 요구하는 자세다. 지방선거는 결국 지역의 방향을 결정하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 지역의 온도는 체육 현장에서 맨 먼저 드러난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도시, 지도자들이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 선수들을 가르칠 수 있는 도시, 생활체육이 시민의 일상이 되는 도시. 그런 지역을 만들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는 말이 아니라 실행의 구조를 보여줘야 한다.

체육은 선거용 슬로건이 아니다. 누군가의 오늘이며, 지역의 내일이다. (*외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문성환 SH스포츠에이전시 대표, KBS스포츠예술과학원 교수
문성환 SH스포츠에이전시 대표, KBS스포츠예술과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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