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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충북 음성군에 있는 국립소방병원이 환자와 의료진들로 북적인다. 작년 12월 문을 연 이곳은 소방공무원의 직업적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진료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면서다. 28일 이데일리가 만난 조윤수 국립소방병원 통합재활센터 센터장은 소방공무원과 지역주민의 ‘회복 후 삶’을 돕고 있다.
화상을 입은 소방관은 급성기 치료 후 1~2년간 흉터증식과 구축(피부가 오그라들며 단단해지는 현상)이 생겨서 화상외과와 재활의학과, 성형외과까지 여러 진료를 받아야 한다. 국립소방병원 설립 전까지는 한강성심병원을 제외하면 다학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전국에 없었다. 조 센터장이 수도권과 멀리 떨어진 이곳으로 향한 이유다.
조 센터장은 “소방관은 화상, 외상뿐 아니라 반복되는 위험 상황 때문에 신체·정신적 부담이 큰 직군”이라며 “이들의 회복과 복귀를 돕는 일은 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일과도 연결된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해나가고 싶은 공공의료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의 회복을 위해 설립한 국립소방병원은 인근 주민의 일상도 바꾸고 있다. 조 센터장은 “희귀 유전병을 가진 소아부터 파킨슨을 앓는 암환자까지 다양한 환자가 내원한다”고 했다. 이어 “대형병원에 가면 최소 3개과 이상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대부분 한번에 치료받을 수 없다”며 “환자와 보호자가 서울로 계속 오가야 하는 불편이 있었는데 이곳이 생기고서 ‘삶이 너무 달라졌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지역 개원의들도 응급 상황에서 전원할 병원이 가까이 생겨 든든하다는 반응”이라며 “국립소방병원이 소방 특화병원이라는 본래 기능과 지역 공공의료 역할을 함께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가 공개한 ‘2025년 대국민 응급의료서비스 인지도·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응급의료서비스에 대한 국민 신뢰율은 54.3%에 그쳤다. 응급의료서비스 이용 시 불만으로는 ‘야간이나 휴일에 적절한 응급진료를 받기 어렵다’는 응답이 30.1%로 가장 많았고, ‘응급실에서 의사 면담 및 입원·수술까지 긴 대기시간’(25.3%)이 뒤를 이었다.
소방청은 서울대병원·국립소방병원의 위탁 운영에 협력하고 충북 혁신도시 내 부족한 공공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등 5개 핵심 진료과를 중심으로 시범운영하던 병원은 지난 3월부터 11개 진료과로 외래진료를 확대하는 등 내달 정식 개원을 앞두고 진료 역량을 키우고 있다.
조 센터장은 “국립소방병원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역 의료체계와 공공의료 전반을 함께 바라보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단기간의 수익성만으로 평가되지 않는 사회적 인식과 정책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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