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밤, 창문을 오래 열지 않아도 방 안 공기는 금세 답답해진다. 이때 모기 한 마리가 귓가를 맴돌기 시작하면 잠은 쉽게 달아난다. 방충망을 닫고 현관문도 오래 열어두지 않았는데 모기가 보인다면, 들어온 길은 생각보다 좁은 곳일 가능성이 크다. 현관문 아래 틈, 창틀과 방충망이 맞닿는 부분, 베란다 배수구 주변, 화장실 환풍구처럼 평소에 잘 보지 않는 자리다.
시판 모기약을 뿌리면 빠르게 잡히는 느낌은 있지만 냄새가 강하다. 아이나 반려동물이 있는 집에서는 분사 뒤 한동안 방에 들어가기 꺼려지는 경우도 많다. 모기향은 연기와 냄새가 남아 밀폐된 원룸이나 작은 방에서 쓰기 불편하다. 이럴 때 냉장고에 남은 맥주, 욕실 선반의 가글, 부엌의 굵은소금만 있으면 모기가 싫어하는 냄새막을 만들 수 있다.
맥주 속 에탄올이 모기의 접근을 막는 방식
맥주에는 에탄올이 들어 있다. 에탄올은 공기 중으로 빨리 퍼지는 냄새 성분이다. 모기는 냄새를 통해 사람을 찾는데, 에탄올 냄새가 주변에 퍼지면 체취를 감지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 마시다 남은 맥주나 탄산이 빠진 맥주도 쓸 수 있다. 중요한 부분은 탄산이 아니라 맥주 안에 남아 있는 알코올 냄새다.
다만 맥주만 뿌리면 냄새가 금방 날아간다. 그래서 가글을 함께 넣는다. 가글에는 멘톨이나 박하 향이 들어 있는 제품이 많다. 이 향은 사람이 맡으면 시원하게 느껴지지만 모기에게는 가까이 가기 싫은 냄새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맥주의 알코올 냄새와 가글의 박하 향이 같이 퍼지면 창틀이나 배수구 주변에 한동안 냄새가 남는다.
가글을 고를 때는 제품 앞면의 시원한 문구만 보지 말고 성분 표시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멘톨, 페퍼민트, 박하유 같은 항목이 있으면 이 방법에 쓰기 쉽다.
소금 한 숟갈이 스프레이의 지속력을 높이는 이유
굵은소금은 향을 내기 위해 넣는 재료가 아니다. 에탄올은 공기 중에서 빨리 날아가기 때문에 맥주와 가글만 섞으면 분사 직후 냄새가 줄어든다. 이때 소금을 조금 넣으면 액체가 표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냄새가 조금 더 오래 남는다. 많이 넣으면 분무기 노즐이 막힐 수 있으므로 티스푼 한 숟갈이면 충분하다.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다. 깨끗이 씻은 분무기에 맥주 두 컵을 먼저 붓는다. 종이컵 기준 두 컵이면 작은 집 창틀과 현관 주변에 뿌리기 넉넉하다. 여기에 가글 반 컵을 넣고 굵은소금 한 숟갈을 더한다. 뚜껑을 닫은 뒤 20초 정도 흔들어 소금이 바닥에 뭉치지 않게 섞는다. 분사 전에도 다시 흔들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소금이 아래로 내려앉기 쉽기 때문이다.
완성한 분무액은 오래 두고 쓰기보다 며칠 안에 쓰는 편이 낫다. 맥주 냄새가 변하거나 가글 향이 약해지면 처음 만든 때보다 냄새막이 약해질 수 있다. 한 번에 많이 만들기보다 3~4일 안에 쓸 만큼만 만드는 것이 좋다.
창틀과 배수구처럼 들어오는 길목에 뿌린다
완성한 스프레이는 방 안 전체에 뿌리는 방식보다 모기가 들어오는 길목에 쓰는 편이 낫다. 창틀 안쪽, 방충망과 창틀 사이, 현관문 아래쪽, 베란다 배수구 주변이 먼저 뿌릴 자리다. 오래된 아파트나 빌라에서는 창틀 모서리 고무 패킹 사이가 살짝 벌어진 경우가 많다. 겉으로 보기엔 닫혀 있어도 모기 한 마리가 들어오기에는 충분한 틈이다.
베란다 바닥 배수구도 빠뜨리기 쉽다. 여름에는 배수구 주변 습기와 냄새를 따라 작은 벌레가 모이기 쉽고, 모기도 이 근처를 통해 실내 쪽으로 들어올 수 있다. 배수구 뚜껑 주변과 벽 모서리에 가볍게 뿌려두면 된다. 물이 고여 있는 곳에는 먼저 물기를 닦고 뿌려야 냄새가 오래 남는다.
화장실 환풍구와 싱크대 아래쪽도 확인할 만하다. 특히 환풍구 덮개 주변에는 먼지가 붙어 있고 틈이 좁게 벌어진 경우가 많다. 분무액을 직접 안쪽 깊숙이 뿌리기보다 덮개 테두리와 벽면 주변에 살짝 뿌리는 편이 안전하다. 싱크대 배수구 근처는 음식물 냄새와 습기가 남기 쉬운 자리라 저녁 설거지 뒤 한두 번 뿌려두면 밤 사이 날벌레가 모이는 일을 줄이는 데도 맞다.
천 제품과 전자기기에는 바로 뿌리지 않는다
주의할 곳도 있다. 침구, 소파, 커튼 같은 천 제품에는 바로 뿌리지 않는 편이 좋다. 가글 제품에 따라 색이 들어 있어 얼룩이 남을 수 있다. TV, 컴퓨터, 공유기, 멀티탭 주변도 피해야 한다. 액체가 전자기기 틈으로 들어가면 고장 위험이 있다. 원목 가구나 광택 처리된 가구 표면에도 먼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시험해 보고 써야 한다.
분사 뒤에는 5분 정도 창문을 조금 열거나 환풍기를 켜는 편이 좋다. 알코올 냄새가 처음에는 강하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맥주 냄새는 줄고 가글의 박하 향이 약하게 남는다. 냄새에 예민한 사람은 침실 안쪽보다 창틀 바깥쪽, 문 아래쪽처럼 생활 반경과 떨어진 곳부터 쓰는 편이 낫다.
냄새가 부담스럽다면 처음부터 많은 양을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 창틀 한쪽이나 현관문 아래처럼 좁은 범위에 먼저 뿌린 뒤 냄새가 괜찮은지 확인하고 범위를 넓히면 된다. 특히 작은 방에서는 한꺼번에 많이 뿌리면 알코올 향이 오래 남을 수 있다.
캠핑장에서는 텐트 입구와 의자 주변에 쓴다
이 스프레이는 집 안에서만 쓰는 물건이 아니다. 여름 캠핑장이나 공원 나들이에서도 쓸 수 있다. 텐트 입구 지퍼 라인, 의자 다리 주변, 테이블 아래쪽에 뿌리면 사람이 앉는 자리 주변에 냄새가 남는다. 모기는 바닥 쪽 낮은 높이로 날아오르는 경우가 많아 발목 주변을 자주 문다. 그래서 바닥 가까운 곳에 뿌리는 방식이 잘 맞는다.
돗자리를 깔 때는 돗자리 위가 아니라 가장자리 바깥쪽에 뿌린다. 음식이 놓이는 테이블 위나 식기 주변에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맥주 냄새가 개미나 다른 벌레를 부를 수도 있으므로 음식 가까이는 피해야 한다. 텐트 안에 뿌릴 때도 침낭이나 옷가지에 닿지 않게 입구 쪽 바닥과 지퍼 라인 중심으로 사용한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냄새가 빨리 흩어진다. 이런 날에는 한 번 뿌리고 끝내기보다 사람이 머무는 자리 바깥쪽을 중심으로 1~2시간마다 다시 뿌리는 편이 낫다. 반대로 바람이 거의 없는 날에는 냄새가 오래 남을 수 있으므로 적은 양부터 뿌린다.
남은 분무액은 냉장고에 보관한다
남은 분무액은 냉장고에 넣어둔다. 실온에 오래 두면 알코올 냄새가 줄고 맥주 냄새가 텁텁하게 변할 수 있다. 뚜껑을 잘 닫아 냉장 보관하면 3~4일 정도 사용할 수 있다. 다시 꺼냈을 때는 먼저 냄새를 맡아 시큼하게 변했는지 확인한다.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찌꺼기가 보이면 새로 만드는 편이 낫다.
이 방법은 모기를 죽이는 살충제가 아니라 접근을 줄이는 생활법이다. 이미 방 안에 들어온 모기를 즉시 없애는 용도와는 다르다. 방충망 틈을 막고, 배수구 덮개를 닫고, 고인 물을 치우는 관리와 함께 써야 여름밤 모기 소리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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