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 운영사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인공지능(AI)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대규모 투자 확대에 나선다.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에만 최대 700억 달러(약 105조원)를 투입하며 글로벌 AI 경쟁에서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현지 매체들은 28일(현지시간) 바이트댄스가 2026년 AI 관련 설비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투자 규모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데이터센터 증설과 AI 연산 인프라 확보를 위해 약 590억~700억 달러를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25년 설비투자가 약 250억 달러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확대다.
시장에서는 바이트댄스의 전체 자본지출 규모가 4000억~5000억 위안(약 110조원)에 이를 가능성도 거론된다. 회사 측은 지난해 약 500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며, 상당 부분을 AI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트댄스는 최근 AI 챗봇 ‘더우바오(豆包)’와 영상 생성 AI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더우바오는 현재 중국 내 월간 활성 이용자(MAU) 3억명을 돌파하며 가장 인기 있는 AI 애플리케이션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다.
특히 바이트댄스는 더우인의 막대한 트래픽을 활용해 AI 서비스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있다. 현재 무료로 운영 중인 더우바오에 대해 향후 문서 작성과 업무 자동화 기능 등을 중심으로 유료 구독 모델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더우바오 기반의 대규모 언어모델(LLM)과 영상 생성 모델은 영상 편집, 코딩 지원, AI 에이전트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트댄스가 단순 콘텐츠 플랫폼 기업을 넘어 종합 AI 플랫폼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AI 인프라 확대와 함께 자체 반도체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바이트댄스는 최근 중앙처리장치(CPU) 설계 프로젝트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AI 열풍으로 연산용 칩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자 자체 칩 확보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바이트댄스는 중국 내 서버 및 AI 반도체 최대 구매처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동안 인텔과 AMD의 CPU를 주로 사용해왔지만 최근 수개월 사이 가격이 10~35% 인상되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다.
이에 따라 바이트댄스는 데이터센터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자체 설계 CPU를 개발하고 있다. 해당 칩은 AI 에이전트 플랫폼 ‘코즈(Coze)’를 포함한 차세대 AI 서비스 운영에 활용될 전망이다.
바이트댄스는 현재 두 가지 CPU 설계 방향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하나는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암(Arm) 기반 구조이며, 다른 하나는 오픈소스 명령어 체계인 리스크파이브(RISC-V) 기반 구조다.
업계에서는 바이트댄스가 장기적으로 엔비디아와 인텔 중심의 글로벌 AI 반도체 생태계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AI 인프라 경쟁력을 구축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빅테크에 비해 전체 투자 규모는 아직 작지만, AI 서비스 확산 속도에 맞춰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확보 경쟁은 빠르게 확대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AI 경쟁의 핵심이 결국 컴퓨팅 자원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며 “향후 자체 칩과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글로벌 AI 기업 경쟁력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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