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전세라 기자】 “미래가 너무 불안하다 보니 사주를 보면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아요.”
28일 서울 서초구 양재 aT센터에서 개막한 제1회 ‘2026 운세박람회’에는 자신의 운세를 상담받고 행운 아이템을 체험하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번 박람회는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행운을 스스로 끌어오려는 ‘럭키 맥싱(Lucky Maxing)’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관악산을 등산하면 기운이 좋아진다는 말에 관악산 등산 유행을 시작으로 ‘기운 좋은 곳’을 찾거나 집 안에 행운을 부르는 소품을 들이는 ‘운테리어’가 관심을 끌었다.
행운 소비문화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은 가운데 2026 운세박람회는 이러한 흐름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특히 사주·타로 상담이 진행되는 곳에는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관람객들은 상담 쿠폰을 구매해 사주, 타로, 관상, 손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다.
오라 측정부터 행운 키링까지...‘미래 불안’ 달래려는 청년들
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찾았다는 취업준비생 김씨(27)는 “사주에 관심이 많은 친구가 같이 가보자고 해서 오게 됐다”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그런 부분 위주로 상담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실질적인 해결책이라기보다 위로를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50대 관람객 박씨 역시 “예전에는 철학이나 사주가 어렵고 거리감 있는 문화로 여겨졌다면 요즘은 전화 사주나 애플리케이션처럼 접근 방식이 훨씬 간편해졌다”며 “이러한 편리성이 젊은 세대의 관심을 높여 박람회까지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행사장은 상담 부스 외에도 운과 관련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박람회 형태로 꾸며졌다. 컬러 DNA 분석, 오라 측정, 행운 키링 제작, 아로마 상담 등 관람객들이 직접 자신의 ‘기운 상태’를 체험하는 부스들도 눈길을 끌었다.
‘행운템’을 구매하려는 소비 흐름도 눈에 띄었다. 운을 트이게 한다는 개운 아이템과 공간 소품, 향 제품 등을 판매하는 부스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제품 설명을 듣고 사진을 찍으며 소비를 이어갔다. 사주와 운세가 단순 점술을 넘어 하나의 트렌드이자 라이프스타일 콘텐츠처럼 소비되는 모습이었다.
“MBTI 보듯 사주 본다”…점술보다 ‘자기 탐색’ 강조
현장에서 만난 한 사주 상담가는 최근 20~30대의 가장 큰 관심사로 ‘취업’과 ‘결혼’을 꼽았다. 그는 “과거에는 신년 운세 정도로 가볍게 보는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 젊은 층은 ‘언제 취업이 될까요’ ‘언제 결혼할 수 있나요’ 같은 확실한 답을 더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청년 세대의 불안 심리가 상담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상담가는 “취업·경제·인간관계 문제 등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다 보니 청년들이 사주나 운세를 통해 조금이라도 안정감을 얻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가 기존의 무속이나 신점 중심의 행사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도 젊은 관람객들의 거부감을 낮추는 요소로 꼽았다. 그는 “젊은 세대들이 MBTI처럼 사주를 철학이나 자기 탐색의 관점에서 접근하려 한다”며 “그래서 무속이나 신점보다 상대적으로 더 편하게 접근하고 경험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운세박람회 운영사무국 역시 이번 행사를 단순 점술 행사가 아닌 자기 탐색형 콘텐츠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사무국 관계자는 “운세를 단순 예언이 아닌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탐색하는 도구로 재해석하고자 했다”며 “공포감 조성이나 굿·신점 중심 방식은 배제하고 보다 건강한 운세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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