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외국인들이 관광을 하고 있다. / 누스1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는 어디일까. 미국의 유력 매체가 최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새롭게 내놨다. 아시아 국가들이 공공 안전 부문 상위권을 휩쓸었고, 한국도 7위에 이름을 올렸다.
U.S. 뉴스 & 월드 리포트가 최근 베스트 컨트리 순위를 발표했다. 기존의 인식(perception) 기반 접근법에서 벗어나 100개국을 100개 데이터 지표로 평가하는 새로운 데이터 중심 방법론을 이번에 처음 도입했다. 거버넌스, 문화·관광, 경제 개발, 보건, 인프라, 자연환경, 기회, 시민 건강 8개 카테고리와 24개 세부 항목에 걸쳐 각국의 국가 역량을 종합 평가했다. 특히 거버넌스는 이번 순위에서 가장 높은 가중치가 부여된 항목이다. 국가 성공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강조됐다.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1~20위. AI 툴로 만든 사진. / 위키트리
이 매체의 정부 순위 담당 편집장은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안정성과 회복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2026 베스트 컨트리 순위는 국가 역량에 대한 보다 명확한 그림을 제공한다"며 "데이터 기반 프레임워크를 채택한 새 방법론은 각국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기회와 삶의 질을 시민들에게 제공하는지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종합 1위 스위스…유럽이 상위권 장악
종합 순위에서는 스위스가 1위를 차지했다. 경제 개발 1위, 거버넌스 1위, 기회 2위, 문화·관광 2위, 보건 4위 등 5개 카테고리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한 결과다. 2위는 시민 건강 1위, 인프라 2위, 보건 3위를 기록한 덴마크, 3위는 거버넌스 4위, 기회 3위, 자연환경 7위를 기록한 스웨덴이 차지했다. 상위 25개국 가운데 18개국이 유럽 국가였다.
미국은 경제 개발 2위, 문화·관광 1위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보건 33위, 인프라 39위, 시민 건강 41위에 그치며 종합 18위에 머물렀다. 한국은 종합 20위를 기록했다.
카테고리별로 눈에 띄는 결과도 있다. 보건 부문에서는 아이슬란드가 1위, 자연환경 부문에서는 캄보디아가 1위를 차지했다. 인프라 부문에서는 싱가포르가 1위, 덴마크가 2위, 룩셈부르크가 3위를 기록했다. 에너지·기후 안보 세부 항목에서는 덴마크가 1위에 올랐다.
아시아가 공공안전 상위권 장악…한국 7위
공공 안전 부문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아시아 국가들의 강세다. 1위 싱가포르를 비롯해 3위 일본, 4위 카타르, 5위 베트남, 7위 한국까지 상위 10개국 가운데 5개국이 아시아권 국가다. 2위는 중동의 오만이 차지했다.
싱가포르는 19세기 영국 무역 식민지로 출발해 현재 동남아시아의 번화한 대도시이자 세계에서 가장 바쁜 항구 중 하나를 보유한 도시국가다. 1인당 GDP가 높고 실업률이 낮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히며, 강력한 법 집행과 엄격한 사회 규범을 바탕으로 한 치안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인프라 부문 1위도 함께 기록했지만, 자연환경 부문에서는 96위에 그쳐 개발과 환경의 뚜렷한 상충 관계를 보여줬다. 오만 역시 공공 안전 2위를 기록했지만 인권·자유 부문에서는 99위에 그쳤다.
일본은 압도적으로 높은 공공 안전 수준과 낮은 살인율을 바탕으로 3위에 올랐다. 6위에는 헝가리, 8위에는 뉴질랜드, 9위에는 룩셈부르크, 10위에는 이탈리아가 자리했다. 11위부터 20위까지는 체코, 중국, 스위스, 독일, 슬로베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호주, 아일랜드, 몰타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 공공 안전만이 아니다
한국의 성적은 공공 안전 7위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 개발 부문 6위, 보건 부문 7위를 기록했다. 특히 디지털 연결성 세부 항목에서는 세계 2위에 올랐다. 인터넷 속도, 사이버 보안, 인터넷 보급률, 인터넷 접근성 등을 종합 평가한 이 항목에서 싱가포르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와 정부 주도의 디지털 투자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은 결과다. 서울은 패션, 기술, 엔터테인먼트가 교차하는 문화 허브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행 안전 순위와는 다르다
다만 이 순위를 절대적 기준으로 받아들이기 전에 짚어둘 점이 있다. 안전을 측정하는 기관과 방법론이 다르면 순위도 크게 달라진다.
여행 안전 분야에서 폭넓게 인용되는 버크셔 해서웨이 트래블 프로텍션(BHTP)의 올해 보고서와는 결과가 상당히 다르다. BHTP 기준으로는 네덜란드, 호주, 오스트리아가 2026년 가장 안전한 여행지 1~3위를 차지했다. 네덜란드는 전년도 14위에서 단숨에 1위로 뛰어오른 것으로, 낮은 범죄율, 탄탄한 인프라, 다양한 여행자 집단에 대한 포용적 안전 환경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결과다. BHTP는 지난 5년간 해당 국가를 방문한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고, 테러·기상재해·건강 위험·소외 집단 안전 등의 데이터를 종합해 가중 점수를 산출한다. 이 순위에서 한국은 15개국 안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도시 순위에서는 서울이 12위에 올랐다. 첨단 보안 시스템과 낮은 범죄 위험이 강점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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