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을 사랑으로, 드라마 '모자무싸' 속 원작 시집 2 | 마리끌레르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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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을 사랑으로, 드라마 '모자무싸' 속 원작 시집 2 | 마리끌레르 코리아

마리끌레르 2026-05-28 17:14: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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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개의 서로 다른 가치 속에서 미움이 끝내 사랑으로 기울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이하 모자무싸)의 종영이 아쉬운 사람들을 위해 ‘모자무싸’ 속 우리의 마음을 울렸던 장면에 등장한 원작 시집 2권을 소개한다.

<죄 없이 다음 없이>, 임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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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사람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속 황동만(구교환)의 형 황진만(박해준)이 써 내려간 시의 일부는 임곤택 시인의 작품에서 비롯되었다. 국문학도였던 황진만은 시를 쓰다 꿈을 접고 막노동을 하며 살아가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시를 포기한 뒤에도 여전히 세상을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다. <죄 없이 다음 없이>는 극 중 황진만이라는 인물의 상실과 고독을 더 깊게 들여다보게 만드는 시집이다. 시인은 절제된 언어로 반복되는 일상과 도시의 풍경, 쉽게 설명되지 않는 외로움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꿈을 포기한 뒤 자신 안으로 조용히 숨어든 채 살아가는 황진만의 감정 역시 시 곳곳에 스며 있다. 그는 거대한 사건보다 스쳐 지나가는 풍경과 사소한 움직임을 바라보며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글로 표현한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결국 비슷한 외로움과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건넨다.

맑은 날이면/ 데리러 온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아이와 엄마/ 강아지와 주인/ 밝아지는 창문

일요일입니다/ 사람들 지나갑니다/ 데리러 가는 길이면 좋겠습니다/ 맞으러 가는 길이어도 좋겠습니다

두 곳이어서/ 이곳과 다를 거라서/ 믿게 됩니다

‘데리러 온다는 말’ 중

<너는 나와 모르는 저녁>, 임곤택

시집, 모자무싸, 임곤택, 너는나와모르는저녁
중앙북스

무뎌질 듯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삶의 열기를 바라보는 이야기가 있다. 시인은 무심히 흘러가는 도시의 풍경과 저녁의 시간을 따라 걸으며, 그 안의 피로와 외로움을 길어 올린다. 버스 노선처럼 비슷한 궤도를 맴도는 일상 속에서도 사람들은 문득 흔들리고, 낯선 감정과 마주하고, 다시 살아간다. 그 미세한 떨림들을 조용한 문장으로 붙잡는다. 삶의 허무를 단순한 체념으로 남겨두지 않고 비워두며 의미를 천천히 번지게 만든다.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이 도시를 지나가면서도 붙들고 싶어하는 감정들이 시집 전체를 흐른다. 이는 ‘모자무싸’ 속 인물들의 관계와도 닿아 있다. 서로 다른 가치관 속에서 부딪히고 상처 입으면서도 끝내 이해하려 애쓰는 사람들. 임곤택의 시는 그런 관계의 불완전함을 쉽게 극복하지 않는다. 다만 모르는 채로, 다 알 수 없어도, 함께 지나가는 시간을 조용히 응시한다.

이런 날은 살기 좋은 날

멀리 갔다면

돌아오기 좋은 날

‘저녁의 신부5’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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