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오는 7월부터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되면서 의료 현장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병원별로 10만~30만원까지 벌어졌던 도수치료 가격은 1회 30분 기준 4만~4만3000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비급여 가격 편차와 과잉진료를 줄이겠다는 취지지만, 치료 횟수 제한과 낮은 수가를 둘러싸고 의료계에서는 재활·통증 치료 접근성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 급여와 비급여 사이에 놓인 제도다. 비용 대부분은 환자가 부담하지만, 정부가 가격과 진료 기준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비급여와 차이가 있다. 도수치료 수가가 4만원으로 정해질 경우 건강보험은 5%인 2000원을 지원하고, 환자는 나머지 3만8000원을 부담하게 된다. 병원별 자율 가격에 맡겨졌던 도수치료가 앞으로는 정부가 정한 가격과 기준 안에서 운영되는 구조로 바뀌는 셈이다.
정부가 도수치료를 우선 관리 대상으로 올린 배경에는 비급여 진료 확산에 대한 문제의식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도수치료는 의료기관별 가격 차이가 큰 데다 실손보험 보장 구조와 맞물리면서 장기·반복 이용이 늘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부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기준으로 고가 치료나 반복 치료를 권유해 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정부는 가격과 횟수 기준을 마련해 비급여 진료 이용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고, 의료 자원이 필수의료 영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치료 횟수 제한은 이번 개편의 핵심 쟁점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일반 환자는 주 2회, 연간 최대 15회까지만 도수치료가 인정된다. 수술 후 재활 등 의학적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추가 9회를 더해 연간 24회가 상한으로 거론된다. 기준을 초과한 치료는 실손보험 청구가 어려워질 수 있고, 환자가 병원이 정한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가격 측면에서는 환자 부담이 낮아질 여지가 있다. 현재 회당 10만원 안팎의 도수치료를 받던 환자라면 관리급여 전환 이후 1회 진료비 자체가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구조다. 1~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본인부담금의 상당 부분을 기존 약관에 따라 보장받을 수 있어 실제 부담액이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보험업계가 이번 개편을 비급여 진료 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정리하고, 이용 기준을 명확히 하는 조치로 보는 배경이다.
그러나 의료 현장에서는 진료비 인하보다 치료 지속성 문제가 더 크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허리디스크 수술 이후 정기적으로 도수치료를 받아온 환자나 만성 통증 환자의 경우 연 15회 기준을 비교적 이른 시점에 소진할 수 있어서다.
초기 재활이나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면 단기간에 인정 횟수 상당 부분을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 기준을 넘긴 이후에는 환자 자비 부담이 커지거나 의료기관이 치료 제공을 부담스러워할 수 있어, 환자 선택권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의료계의 반발 역시 낮은 수가와 치료 공급 축소 가능성에 맞춰져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도수치료의 평균 관행 수가를 약 10만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검토 중인 4만원대 수가는 현장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숙련된 물리치료사 인건비와 의료기관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수가가 고정될 경우 일부 병의원이 도수치료실을 줄이거나 운영을 중단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재활·통증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수치료는 근골격계 질환이나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활용되는 치료 행위로, 단순한 통증 완화 목적의 이용과 의학적 필요에 따른 재활 치료가 함께 존재한다. 의료계는 환자 상태와 질환 경과에 따라 치료 필요성과 빈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가격과 횟수 기준이 일률적으로 적용될 경우 현장의 진료 판단이 제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고령 환자, 수술 후 관절 강직 환자, 만성 통증 환자처럼 반복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횟수 제한이 회복 과정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시민사회 일부에서는 이번 개편을 비급여 관리 체계 정비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일부 의료기관의 고가 비급여 진료와 반복 청구가 의료비 부담을 키우고, 실손보험료 인상 압력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에서다. 도수치료를 시작으로 체외충격파, 신경성형술 등 과잉 이용 논란이 제기된 다른 비급여 항목까지 관리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부도 도수치료 관리급여화를 비급여 진료 관리 개편의 첫 시험대로 삼는 분위기다.
이번 개편은 도수치료비 인하 효과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구조다. 정부는 비급여 가격과 이용 기준을 관리해 과잉진료를 줄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낮은 수가와 횟수 제한이 치료 공급 기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손 가입자 입장에서도 회당 비용이 적어지는 효과와 치료 이용 한도가 줄어드는 부담이 함께 작용한다. 도수치료 4만원대 전환의 체감 효과는 가격 인하 폭보다 필요한 치료 인정 범위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도수치료가 비급여 과잉진료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만큼 일정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면서도 “수가와 횟수 기준이 지나치게 낮거나 경직되면 실제 재활·통증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먼저 영향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정상화와 과잉진료 억제라는 정책 목표가 환자의 치료 접근성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의학적 예외 기준과 현장 적용 방식이 정교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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