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민주주의’ 가속…“지역 상원·청년 대표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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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 민주주의’ 가속…“지역 상원·청년 대표성 필요”

투데이신문 2026-05-28 13:25: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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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27일 경기 수원시 소재 한 요양원에 마련된 거소투표소에서 어르신이 투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27일 경기 수원시 소재 한 요양원에 마련된 거소투표소에서 어르신이 투표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초고령화와 지역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정작 미래 사회를 책임질 청년 세대의 목소리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점점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한국형 지역원 제도 도입과 정당 청년조직의 자율성 보장, 학교 내 민주시민·선거교육 확대 등이 해법으로 제시됐다.

국회미래연구원은 28일 이 같은 내용의 ‘고령화·지역소멸과 정치적 대표성’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한국 대의민주주의가 지방의 정치적 대표성 약화와 청년 세대 과소대표라는 이중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현행 단순다수 소선거구제와 단원제 국회 체제로는 해소하기 어렵다는 게 연구원 측의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전체 인구의 50%가 수도권에 쏠려 있는 반면, 전국 지자체의 절반 이상(56.6%)이 이미 소멸 위험 단계에 들어섰다. 특히 제22대 총선에서 60대 이상 유권자 비중(31.43%)이 30대 이하 전체(31.12%)를 처음으로 앞지르며 본격적인 ‘실버 민주주의(Silver Democracy)’ 시대가 도래했음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보고서는 “높은 고령층 투표율과 낮은 청년층 투표율이 맞물리면서 인구 비례에만 의존하는 현행 단원제 구조 하에서는 지역과 청년의 목소리가 중앙 정치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보고서는 선진국의 제도적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한국형 모델을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지역 대표성 확보를 위해 독일 연방참사원(Bundesrat)과 프랑스 상원(Sénat) 모델을 벤치마킹한 ‘지역원(상원)’ 설치와 패키지 개헌을 제시했다. 독일 참사원은 주 정부의 목소리를 연방 입법에 직접 투영하며 절대적 거부권을 행사하고 프랑스 상원은 지방 선출직 중심의 간접선거로 이뤄져 지방자치단체의 조직·재정 등 지방 관련 법안의 우선검토권을 갖는다.

보고서는 “양국 상원 모두 결정적 권한이 지방 관련 사안에 집중돼 있고 일반 법안에 대해서는 하원이 재의결 또는 최종 표결권으로 극복할 수 있는 구조”라며 “한국형 지역원 모델로 지방자치·재정·국토계획 법안에는 지역원의 동의를 필수화하고 일반 법안은 이의 제기 후 국회 재의결로 극복하는 ‘분리 설계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 대표성 강화를 위해 독일의 정당 청년조직과 덴마크의 학교 선거(Skolevalg) 사례를 토대로 제도화가 필요하다고도 주장했다. 독일 주요 정당의 Jusos, JU 등 청년조직은 준독립적 지위에서 독자적 정강정책을 생산하며 청년 정치인의 경력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제20대 독일 하원은 30세 미만 의원을 65명이나 배출했다.

이와 달리 한국 제22대 국회는 20대 의원이 0명, 30대 14명(4.7%), 40대 36명(12.0%)으로 40대 이하 의원이 전체의 16.7%에 불과했다. 또 국회의원 평균 연령은 54.9세로 덴마크(45.7세)·독일(47.3세) 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고서는 정당 보조금의 일정 비율을 청년조직에 의무 할당하는 방안과 보이텔스바흐 합의를 응용한 ‘전국 단위 모의 선거 제도화’를 언급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현석 연구위원은 “한국이 지역원을 만들고 정당 청년조직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학교에 선거 교육을 도입하더라도 이 제도들이 설계자의 의도대로 즉시 작동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한국의 대의민주주의가 직면한 이중적 위기에 대한 응답은 완벽한 제도의 설계가 아니라 학습하고 진화할 수 있는 제도의 시행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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