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추방된 이민자 실태 보도 놓고 갈등…"의도적 징벌" 반발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지난해 미국 CBS 방송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눈치보기'를 폭로한 베테랑 기자가 시사 프로그램 '60분'에서 빠지게 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CBS가 간판 프로그램 '60분'에 11년간 출연해 온 샤린 알폰시 기자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알폰시 기자 측은 CBS에 몇 주에 걸쳐 재계약 여부를 문의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끝에 계약이 만료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결정은 보도국 전체에 위협적인 메시지"라며 "보도 순화를 거부한 기자에게 의도적으로 징벌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알폰시 기자는 지난해 12월 이민자 추방 관련 보도를 놓고 보수 성향의 바리 와이스 보도국장과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당시 와이스 보도국장은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이 겪은 가혹한 상황을 담은 13분 분량 보도를 방송 3시간 전에 돌연 취소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고, 타사 보도와 차별점이 없다며 편성 변경 이유를 밝혔다.
이에 취재를 맡았던 알폰시 기자는 "다섯 차례의 내부 검토를 거쳤고, CBS 법무팀과 편집 부서의 승인을 모두 받았다"며 "편집 기준이 아닌 정치적 판단에 따라 취소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항의했다.
한 달 뒤에야 백악관과 국토안보부의 서면 입장을 추가해 보도가 이뤄졌지만, CBS가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를 보며 언론의 독립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와이스 보도국장은 아예 간판 프로그램이자 미국 내 최고 시청률 보도 프로그램인 '60분'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칠 예정이다. 객원기자를 대거 영입하고 라이브 이벤트 등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두고 알폰시 기자는 "지난 60년간 ('60분'의) 공식은 같았다. 진실을 말하고, 권력에 책임을 물으며, 눈감지 않는 것이었다"면서도 "다음 시즌이 어떤 모습일지는 불명확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CBS가 트럼프 행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프로그램을 개편하거나 간판 인력을 교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달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해 온 스티븐 콜베어의 '더 레이트 쇼 위드 스티븐 콜베어'를 폐지했고, 2월에는 20년간 '60분'을 진행했던 앤더슨 쿠퍼 기자와도 계약을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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