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AI 수도 만들겠다”···6.3 지방선거 뒤덮은 AI 공약 ‘빈수레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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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AI 수도 만들겠다”···6.3 지방선거 뒤덮은 AI 공약 ‘빈수레 요란’

이뉴스투데이 2026-05-28 11:07: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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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 가속기 LLM서비스 플랫폼 설명 그림. [사진=KAIST] 

[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6·3 지방선거가 사실상 ‘인공지능(AI) 선거’로 변화하는 조짐이 감지된다. 과거 지방선거가 도로·철도·재개발·산업단지 등 전통적인 SOC(사회간접자본) 공약 중심이었다면 이번 선거에서는 인공지능(AI), AI 데이터센터(AIDC), AI 전환(AX), 스마트 행정 등이 핵심 키워드로 급부상하면서다. 

특히 전국 주요 광역·기초단체장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AI 수도’, ‘AI 허브’, ‘AI 특구’를 내세우면서 AI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산업 공약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AI가 향후 지역 경제와 일자리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이라는 인식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 공약과 후보 발표 내용을 보면,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선거구 대부분에서 AI 관련 공약이 대거 등장했다. 지역별 전략도 다양하다. 서울은 ‘AI 행정’과 ‘생활형 AI 서비스’를, 부산은 ‘AI 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를, 전남은 ‘재생에너지 기반 AI 인프라’를 내세우는 방식이다. 어느 공약이든 AI가 들어가 있는 모양새다. 

먼저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AI G2 서울’을 내세우며 25개 자치구별 AI 거점 구축과 ‘우리동네 15분 AI’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시민 누구나 생활권 내에서 AI 교육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개념이다. 양재 AI 연구단지와 구로·가산 제조벨트를 연계한 ‘피지컬 AI 실증경제’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반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피지컬 AI 선도도시 서울’을 앞세웠다. 핵심은 청년 대상 생성형 AI 이용권 지원이다. 챗GPT·클로드·제미나이 등 생성형 AI 서비스를 청년층에게 제공하고 공공도서관과 청년센터 등에 AI 활용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재개발·재건축 행정에 AI를 도입하는 ‘신통 AI기획’, AI 기반 다산콜센터 고도화, 지능형 CCTV 확대 등도 주요 공약으로 포함됐다.

수도권에서는 AI와 반도체를 결합한 공약도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선 ‘K-반도체 클러스터’와 AI 특구, AI 행정 혁신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일부 후보들은 ‘경기도판 엔비디아’, ‘경기도판 ASML’ 육성을 언급하며 반도체와 AI 생태계를 동시에 키우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가장 눈에 띄는 지역 중 하나는 부산이다. 여야 후보 모두 AI를 핵심 성장 전략으로 전면 배치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부산을 ‘동북아 AI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선언했다. 북항 재개발과 에코델타시티를 연계한 AI 산업단지 조성과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 글로벌 빅테크 유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산 동·서를 AI 특화벨트로 연결해 제조·물류·항만 산업 전체를 AI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것이다.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역시 AI 기반 산업 혁신을 주요 공약으로 꼽았다. 부산의 해양·항만·금융 산업에 AI를 접목하고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 AI 기반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부산이 제조업 쇠퇴와 청년 유출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는 만큼 AI 산업을 새로운 돌파구로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 출마한 하정우 후보의 AI 공약도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 출신인 만큼 하 후보는 북구를 ‘대한민국 AI 1번지’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핵심 공약은 ‘서부산 AI 테마밸리’다. 경부선 구포역 일대 철도시설 지하화 이후 상부 공간에 AI 기업과 연구소, 청년 창업센터 등을 집적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AI 특성화고 설립과 AI 노인 돌봄 도시 구축 등 교육·복지 공약까지 결합했다. 다만 일각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구포역 지하화 사업 자체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AI 기업 유치와 인프라 구축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남과 광주 지역에서는 재생에너지 기반 AI 전략이 ‘뜨거운 감자’이다. 전남은 이미 ‘대한민국 AI 수도’를 선언한 상태다. 국가 AI 컴퓨팅센터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유치, AI 자율제조 프로젝트 등을 추진 중이다. 특히 전력 공급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을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이처럼 지방선거에서 AI 공약이 급증하는 배경에는 실제 산업 구조 변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산업은 데이터센터와 GPU 인프라, 전력망, 냉각 설비 등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수적이다. 지역 입장에서는 AI 인프라 유치가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세수와 일자리, 기업 투자 유치까지 연결되는 전략 산업이 될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AI 공약의 실효성에 업계와 전문가들은 우려도 제기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공약이 지나치게 남발되고 있어서다.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가 필요하다. 실제 경기지역 일부 후보들이 AI 데이터센터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자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전력·물 공급 대책 없이 장밋빛 효과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AI 인재 확보 문제와 예산도 변수다. 지방정부들이 AI 기업과 연구소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지만 실제로는 수도권과 해외 빅테크로 인재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예산 확보의 구체적 계획이 없는 점도 매번 선거 때와 마찬가지로 지적의 이유가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은 단순히 건물과 데이터센터만 짓는다고 되는 산업이 아니다”라며 “GPU·전력·인재·소프트웨어 생태계·예산이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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