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화폐 시장 구조 법안인 ‘클라리티(CLARITY)’의 연내 의회 통과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소식이다.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미국 대통령을 둘러싼 사법 및 윤리 논란이 격화되며 야당인 민주당의 협조를 끌어내기가 어려워져 입법 동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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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티디코웬(TD Cowen) 투자은행은 5월 마지막 주 보고서에서 ‘클라리티’ 법안이 올해 안에 법제화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초 미국 상원의회 은행위원회를 통과하며 입법 기대감을 키웠던 ‘클라리티’ 법안은 미국 가상화폐 시장 규제 체계를 정비하기 위한 핵심 입법안 중 하나다.
‘클라리티’ 법안에는 가상화폐 자산에 대한 증권·상품 분류 기준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및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감독 권한 범위를 명확히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티디코웬 분석진은 이달 초 미국 상원 은행위를 통과하며 ‘클라리티’ 입법에 대한 속도전이 기대됐지만, 본회의 단계에서부터 정치적 충돌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분석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세청(IRS) 사이에 조성된 17억 7,600만달러 규모의 ‘반(反)무기화 기금’이 민주당의 반발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라고 짚었다. 미국 국세청은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했고, 트럼프 대통령 측은 정치적 의도가 개입된 ‘표적 조사’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후 양측의 갈등은 세금 이슈를 넘어 정치적 공방과 사법적 다툼이 결합된 형태로 전개됐고, 법적 충돌과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정 국면에서 17억7,600만 달러 규모의 ‘반(反)무기화 기금(anti-weaponization fund)’ 조성 등을 통해 갈등을 정리하는 방향으로 전환됐다.
‘반 무기화 기금’은 정부의 과도한 수사나 기소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개인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의 재원으로 설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지 민주당은 기금이 정부 조사 과정에서 피해를 주장하는 특정 집단을 지원하는 구조인 만큼,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정치적 지지층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미국 가상화폐 시장 구조 법안인 ‘클라리티(CLARITY)’의 연내 의회 통과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소식이다(사진=더블록)
합의 과정에서 미국 국세청이 트럼프 전 대통령 및 관련 기업에 대한 과거 세무조사를 사실상 재검토하지 않기로 한 조항도 이슈로 주목받고 있다. 티디코웬 분석진은 미국 언론사인 뉴욕타임스의 보도가 현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관련 공정성 논란을 키운 것도 ‘클라리티’ 입법에 부정적으로 작용 중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보도는 가상화폐 및 및 예측시장 업계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업계 친화적인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는 것이 골자였다.
보도와 관련해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특정 산업을 편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일부 가상자산 기업 사이의 관계까지 거론되면서 의회 내 경계심은 더 커졌다는 평가가 돌고 있다.
공직자 재산공개 자료에서 확인된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대규모 주식 거래도 ‘클라리티’ 입법 발목을 잡고 있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트럼프 대통령 명의로는 약 3,600건의 증권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고, 일부 거래는 그의 공개 발언과 정책 메시지 전후에 집중된 것으로 전해진다.
백악관은 대통령 본인이나 가족의 직접 개입 없이 독립적인 자산관리인이 집행한 거래라고 설명했지만, 현지에서는 야당이 의심을 거두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 명의 거래는 결국 미국 민주당에 ‘클라리티’ 법안에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를 겨냥한 강한 이해상충 방지 조항을 넣어야 한다는 명분을 주고 있다.
티디코웬은 “양당 모두 ‘클라리티’ 법안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대통령 관련 논란이 해소되지 않는 한 본회의를 쉽게 통과하기 어려운 형국이다”라며 “오는 8월 여름 휴회 전까지 미국 여당과 야당이 쟁점 조항에 합의하지 못하면 ‘클라리티’ 입법은 올해를 넘겨 2027년 이후로 밀릴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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