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빌라까지”…비아파트 공급 절벽에 주거 불안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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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 빌라까지”…비아파트 공급 절벽에 주거 불안 확산

이데일리 2026-05-27 18:13:03 신고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서울 전세시장의 불안이 아파트를 넘어 빌라·다세대·연립 등 비아파트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세 물건 부족과 임대료 상승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서민과 청년층의 주거 진입 통로 역할을 해온 비아파트 공급마저 급감하면서 주거 시장 불안이 비아파트 시장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비아파트 주택 공급 촉진 대책을 발표했지만, 업계에서는 세제·금융 등 추가 규제 완화 방안이 빠진 만큼 단기간 내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빌라촌 모습(사진=연합뉴스)


2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종합 전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6% 올라 지난 2015년 9월(0.67%) 이후 10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세가격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웃돌면서 실수요자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서울 주택의 월세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서울 주택종합 월세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3% 상승하며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5년 6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아파트를 넘어 다세대·연립 등 비아파트 전월세 가격까지 빠르게 오르는 배경에는 공급 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및 도시와경제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다세대주택 인허가 실적은 2021년 4월 7387가구에서 같은 해 12월 2만3628가구까지 증가하며 일정 수준의 공급 물량을 유지했다.

하지만 2022년 들어 다세대주택 인허가 실적은 1월 1333가구를 기록한데 이어 2023년 1월에는 364가구로, 2024년 1월 245가구로 쪼그라들었다.

오피스텔 공급 감소세도 가파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오피스텔 입주 예정 물량은 1700실 수준으로 2021년(2만1108실) 대비 92% 가까이 감소했다.

여기에 빌라 전세사기 후폭풍까지 겹치며 시장은 더욱 빠르게 얼어붙었다. 원래 비아파트 시장은 전세 중심으로 움직였지만 2022년 전세사기 이후 임차인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수요 자체가 위축됐다. 전세사기로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공급자들이 신규 사업을 포기하거나 착공을 미루면서 공급 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국토부는 지난 26일 주택 공급 촉진 대책을 통해 도심 내 신속 공급이 가능한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공급을 확대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비아파트 11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건축 설계 규제를 완화하고 일부 금융지원을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다만 업계에선 정책 실효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단순한 건축 규제 완화를 넘어 세제 혜택과 주택 수 제외 등 실질적인 규제 완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와 같은 시장 상황에선 사업자와 임대인 입장에서 신규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비아파트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단순히 몇 만 가구 공급이라는 숫자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공급자인 사업자와 임대인들이 당장 시장에 공급할 유인이 되는 금융과 세제 혜택 강화가 필요하다”며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 사실상 아파트와 함께 주택으로 묶이며 유사한 수준의 대출규제를 적용받고 있는 상황에서는 공급이 촉진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비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수 제외나 대출 규제 완화 등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아파트 시장의 전세 매물 감소도 비아파트 임대차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실거주 의무 강화와 매물 잠김 현상 등으로 아파트 전세 물량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시장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급은 줄고 수요는 몰리면서 비아파트 전셋값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 대표는 “지금 시장은 단순히 비아파트 공급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주택시장 수급 균형축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세사기 이후 ‘빌라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자리 잡은 만큼 공공 보증 강화와 임대인 정보 투명화, 안전 임대주택 확대 등이 병행되지 않으면 공급 회복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적극적인 규제완화 등으로 비아파트 공급 정상화 없이는 서민 주거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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