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공약이 범람하는 선거 환경 속에서 ‘이미지’ 역시 유권자의 중요한 판단 기준 중 하나가 된다. 후보의 옷차림이 단순한 외양을 넘어 이미지를 구축하고 선거 판세를 흔드는 요인으로 부상한 것이다.
27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숏폼 영상 중심의 선거운동이 확산하면서 후보의 모습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됐고 패션은 정체성과 리더십을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비언어적 메시지’로 기능한다. 옷차림은 현장형·전문가형·통합형 등 정치적 포지셔닝을 시각화하며 유권자층 공략 전략으로 연결된다.
역대 경기도지사선거에서도 유세복은 중요한 정치적 도구였다. 대체로 도지사에 출마한 후보들의 유세복은 정당 상징색 점퍼가 기본이었으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바뀌었다.
6회 지방선거 당시 남경필·김진표 후보는 세월호 정국 속에서 정장 차림이나 글자가 없는 선거복으로 절제와 신중함, 낮은 자세를 부각했다. 7회 지방선거에서도 남경필 후보는 탄핵 정국 속 쇄신 이미지를 얻기 위해 심플한 디자인과 흰색이 섞인 선거복을 주로 입었다. 8회 지방선거에서 김동연 후보는 새로운 물결의 이미지를 벗고 민주당 후보임을 부각하기 위해 파란 점퍼와 파란 운동화로 조직적 약점을 돌파했다.
이번 선거에서 후보들이 정장, 점퍼, 캐주얼을 교차 활용하는 것은 유세 현장 상황에 맞춰 자신의 전문성, 현장성, 포용력 등 다양한 역량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고도의 커뮤니케이션이다.
정장은 격식과 전문성, 준비된 리더십을 보여주며 도정 운영의 무게감을 강조할 때 쓰였고 선거용 점퍼 등 기능성 의류는 기동성과 현장성을 뜻하며 권위주의를 탈피한 일꾼임을 각인시킬 때 활용됐으며 실용을 중시하는 소통형 리더 이미지 부각을 위해 노타이나 셔츠 차림도 등장했다.
최정욱 경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현대 정치 커뮤니케이션에서 외모나 복장 같은 시각적 정보가 텍스트나 언어보다 훨씬 빠르고 직관적으로 대중에게 도달한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유세복은 철저히 계산된 퍼스널 브랜딩 전략으로 TPO(시간·장소·상황) 일치성에 따라 후보의 공감 능력 등이 평가된다”며 “대중이 미디어를 통해 후보의 옷차림을 보며 무의식적으로 심리적 거리감을 측정하고 이것이 첫인상과 친근함, 신뢰도 형성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당 상징색의 채도와 명도를 조절해 강인함이나 부드러움을 시각화하는 ‘색상의 기호학’이나 소매를 걷어붙여 실용주의를 보여주는 디테일 모두 고도의 전략적 요소”라며 “정장이 격식과 무게감 있는 리더십을 프레이밍한다면 선거용 점퍼는 발로 뛰는 일꾼이라는 느낌을 줘 심리적 거리감을 좁히고 노타이나 캐주얼 차림은 기존의 딱딱한 정치인 이미지를 타파하는 페르소나를 시각적으로 규정해 각자의 약점을 보완하는 효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 관련기사 : 유세복에 담긴 메시지… 경기도지사 후보들 ‘패션 전략’은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