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회전율 188%…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에 개인 2조원 몰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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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 회전율 188%…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에 개인 2조원 몰렸다(종합)

이데일리 2026-05-27 17:42:32 신고

[이데일리 김경은 박순엽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순자산총액 500조원 시대에 진입한 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이 상장 첫날부터 ‘단타장’으로 달아올랐다. 개인 투자자 순매수만 2조원을 넘겼고, 거래량은 상장좌수의 2배 가까이 돌았다. ETF 시장의 성장세가 투자 저변 확대를 넘어 개별 종목 방향성에 베팅하는 고위험 상품 거래로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전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 첫날 2조 몰려

27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상장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P 14개엔 총 2조 153억원의 개인 순매수가 유입됐다. 삼성전자 기반 상품에 6119억원, SK하이닉스 기반 상품에 1조 4034억원이 각각 몰리면서다. 같은 날 국내 ETF 시장 순자산총액이 사상 처음 5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새로 등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도 대규모 자금이 동시에 쏠린 셈이다.

코스피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지수가 표시돼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개인 자금은 SK하이닉스 기반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는 6909억원의 개인 순매수가 유입됐다. 이날 상장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물론 국내 상장 ETF 전체를 통틀어 상장 첫날 개인 순매수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에도 6674억원이 들어왔다.

매매 강도는 더 두드러졌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P 14개의 합산 거래량은 3억 7690만좌로 집계됐다. 같은 상품들의 합산 상장좌수는 1억 9993만좌다. 거래량을 상장좌수로 나눈 회전율은 188.5%로, 상장 첫날 하루 동안 상장좌수의 1.9배에 해당하는 물량이 손바뀜한 셈이다. 14개 상품 중 10개는 회전율이 100%를 웃돌았다.

개별 상품별 회전율도 높았다.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거래량 263만 8992좌, 상장좌수 100만좌로 회전율이 263.9%에 달했다.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도 255.6%를 기록했다. 대형 운용사 상품 중에서는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와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의 회전율이 각각 225.5%, 222.8%로 집계됐다.

◇14개 상품에 거래대금 10조원 몰려

거래대금 역시 상장 첫날 기준으로 이례적이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P 14개의 합산 거래대금은 9조 7793억원에 달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가 4조 3885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도 2조 680억원을 기록했다.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의 거래대금은 각각 1조 9478억원, 1조 162억원이었다.

기존 ETF 시장과 비교하면 단기매매 성격은 더욱 뚜렷해진다. 이날 ETF 전체의 거래량 기준 회전율 중간값은 1.62%에 그쳤다. 반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P 14개의 회전율 중간값은 151.0%였다. 코스피 개별 종목 전체의 거래량 기준 회전율 중간값도 0.41% 수준이었다.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물 주식의 회전율 역시 각각 0.58%, 1.06%에 머물렀다.

상장 첫날 거래가 폭발한 배경엔 대형 반도체주의 강세가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9.31% 급등했고, 삼성전자도 2.68% 상승했다. 기초자산 주가가 크게 움직이자 2배 수익률을 노린 투자 수요가 레버리지 상품으로 빠르게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개인 순매수와 거래대금 상위권도 SK하이닉스 기반 상품이 차지했다.

◇높은 회전율, 레버리지 상품의 단타성 투자 반영

다만 높은 회전율 자체를 비정상적인 투자 행태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레버리지형 ETP는 기초자산의 일간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하는 구조상 장기 보유보다 당일 또는 단기 방향성 매매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P는 지수나 섹터가 아니라 개별 종목 하나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만큼, 기초자산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날 거래가 집중되기 쉽다.

문제는 손실 위험도 그만큼 크다는 점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P는 개별 종목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기초자산이 하루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할 경우 이론상 손실률은 60%에 달할 수 있다. 금융당국과 운용업계가 투자 위험을 거듭 경고했음에도 개인 자금이 상장 첫날 2조원 넘게 유입된 것은 국내 반도체주를 향한 투자심리가 단기 고위험 상품으로까지 번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형 반도체주의 단기 수급을 자극할 가능성도 변수다. 거래 증가가 설정·환매 확대로 이어질 경우 운용 과정에서 기초자산 익스포저를 맞추기 위한 헤지 수요가 커질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내 시가총액 비중이 크고 국내 ETF 시장에서도 편입 비중이 높은 대표 종목이다. 관련 상품의 매매 확대가 반도체 대형주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코스닥 액티브 ETF 상장 당시 KoAct 코스닥 액티브와 TIME 코스닥 액티브는 각각 최초 설정금액 500억원으로 시작했지만, 상장 직후 거래가 급증하면서 급격한 자금 유입이 이뤄진 경험이 있다”며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도 상장 이후 거래 규모와 자금 유입 동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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