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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리면서 항공 화물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비용 부담은 커졌지만 납기 지연에 따른 생산 차질 리스크가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항공화물 운임은 전쟁 발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TAC 인덱스의 ‘발틱 항공화물지수(Baltic Air Freight Index)’에 따르면 2026년 4월 평균 항공화물 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32.7% 상승했다. 월말 기준 상승 폭은 37.2%까지 확대됐다. 미국·이란 간 휴전 선언 이후에도 운임은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글로벌 물류 기술 기업 프레이토스에 따르면 4월 초 홍콩~유럽 항공화물 스팟 운임은 ㎏당 5.4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6.9% 상승했다. 남아시아~유럽 노선은 ㎏당 5.15달러로 전쟁 이전 대비 두 배 수준까지 뛰었고, 동남아~유럽 노선 역시 60% 이상 오른 ㎏당 5.30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항공망 차질이 공급 감소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두바이·도하·아부다비 등 주요 걸프 거점 공항 운영 차질과 중동 영공 회피 운항이 겹치면서 항공사들의 비행 시간이 최대 3시간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운임 급등의 핵심 변수는 항공유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제트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항공유 가격은 전쟁 이전 대비 90% 이상 상승했다.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100달러 안팎으로 등락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료비 부담이 커지자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 인상과 감편에 나섰다. 베트남항공은 항공유 부족을 이유로 일부 노선 운항을 축소했고, 캐세이퍼시픽도 비용 절감을 위해 전체 편수의 2%를 감편하기로 했다.
해상 운송 차질도 항공 수요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리드타임이 15~20일 늘어나자 납기에 민감한 화주들이 해운 대신 항공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3월 글로벌 항공화물 수요(CTK 기준) 중 아시아·태평양 항공사들은 5.4% 성장했고, 유럽 항공사들도 2.2% 증가세를 유지했다. IATA는 올해 연간 항공화물 물동량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716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첨단 부품도 항공화물 시장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IATA는 지난해 AI 관련 화물 물동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했으며, 항공 운송 무역액의 53.5%를 AI 관련 제품이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서버와 메모리칩, 데이터저장장치 등 고가·시간민감형 화물이 항공 운송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화물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등은 여객기 하부 화물칸을 활용한 벨리카고 운영을 강화하고 있으며,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은 유럽·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고수익 화물 수요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쟁 장기화와 공급망 재편이 단기 변수가 아닌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납기 리스크가 커질수록 기업들의 항공 화물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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