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세와 함께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민 재테크'로 자리 잡으면서 은행권 자금도 ETF로 쏠리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ETF 판매액은 이달 들어서만 12조원에 육박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 중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ETF 판매액은 이달 들어 22일까지 총 11조821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이달 12조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증시 활황으로 은행 ETF에 뭉칫돈이 몰리면서 올해 누적 판매액은 벌써 45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판매액(21조9399억원)을 2배 이상 웃도는 금액이다.
지난해 1월 5379억원 수준이었던 ETF 판매액은 올해 1월 7조7714억원으로 10배 넘게 급증했다. 미·이란 전쟁 영향을 받은 3월(6조9639억원)을 제외하고는 매월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ETF가 과거 공격적 성향의 일부 고객을 위한 투자 상품에서 이젠 대중 상품으로 자리잡았다고 보고 있다. 프라이빗뱅킹(PB) 센터나 영업점에서는 은퇴자와 직장인은 물론 미성년자의 ETF 가입 문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분산 투자 수단으로 ETF를 활용하려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일부 자금을 신탁 형태로 선택하는 움직임이 커진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에는 주식형 펀드를 어려워하던 고객들도 ETF는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하고 익숙하다고 느끼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최근의 ETF 투자는 특정 연령대나 투자 경험자에 국한되지 않고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증시 부양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이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 중심의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관련 ETF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은행권 ETF는 일반 증권계좌를 통한 직접 투자와 달리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판매돼 주의가 필요하다. 증권사들은 0~0.01% 수준의 수수료를 적용하는 반면, 은행은 평균 0.5~1.0% 내외로 수수료율이 높다. 만기 전 매도(중도해지)할 경우에는 상품에 따라 최대 1.2%의 중도해지수수료가 부과될 수도 있다.
ETF 신탁 가입액이 급증하면서 금융당국도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는 상품 가입 과정에서 신탁 보수와 수수료 구조 등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민원이 예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수형 ETF는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반면, 테마형 ETF는 기초자산에 대한 이해 없이 투자하면 손실 위험이 높다"며 "은행 창구를 통한 판매가 늘어날수록 불완전판매 리스크가 커지는 만큼 투자자 적합성 심사와 충분한 설명 의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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