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 지정 관련 허위자료 제출에 대해 최대 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출입 기자단 간담회에서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은 이 같은 구상을 공개했다. 정액 과징금의 구체적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50억원에서 100억원, 200억원까지 다양한 금액대가 논의 테이블에 올라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과징금 신설의 배경에 대해 주 위원장은 현행 제재 수단의 한계를 지적했다. 지정자료 허위 제출에 대한 현행 공정거래법상 처벌은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 벌금에 그치고 있어, 형사적 제재 특성상 엄격한 부과 요건이 요구되면서 실질적인 억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집단 지정제도는 경제력 집중 억제를 목적으로 공정위가 운영하는 핵심 규제 장치다. 허위 자료로 이 지정을 피하게 되면 출자 규제와 채무보증 제한, 사익편취 금지, 공시 의무 등에서 벗어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이 가능해진다.
쿠팡 관련 사안도 언급됐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을 총수로 지정한 공정위 처분의 효력이 법원에 의해 정지된 상황에 대해 주 위원장은 사법부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쿠팡 측이 제출한 서약서의 내용과 배치되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에 동일인 지정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허위 사실이 입증될 경우 현행법에 따른 형사적 제재, 즉 고발 절차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시사했다.
쿠팡이츠의 동의의결 신청 건은 심의 절차를 통해 진행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담합 사건의 처분시효 연장 계획도 발표됐다. 현재 기본시효 7년에 조사 개시 시 5년이 더해져 최대 12년이 적용되는데, 기본시효를 10년으로 확대해 최대 15년까지 늘리는 내용의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담합 행위와 조사 모두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특성을 감안한 조치라고 주 위원장은 부연했다.
조직 강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총 237명 규모의 인력 충원과 함께, 플랫폼·민생 밀접 독과점·대기업집단 등 중대 법위반 사안을 전담할 40명 규모의 중점조사기획단이 국 단위로 신설된다. 3개 과가 배치되는 이 조직은 '대기업 저승사자'라 불렸던 조사국의 21년 만의 부활이다.
데이터 독점이나 알고리즘 자사 우대 같은 플랫폼 분야 신유형 경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과 단위의 경제 분석 기능은 37명 규모의 경제분석국으로 확대 개편된다. 직제 개정은 6월 중 완료되며, 예산 배정과 사무 공간 조성을 거쳐 올해 4분기부터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구조적 조치 도입도 예고됐다. 기업분할, 지분매각, 영업 양도 등을 명령할 수 있는 강력한 시정 수단으로, 선진국에서는 30~50년 전부터 시행 중인 제도다. 주 위원장은 플랫폼의 독과점 행위가 오프라인보다 제재하기 어렵고 네트워크 외부성도 크다는 점을 들어 하반기 내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발권 확대 범위는 광역지방자치단체까지로 설정되며, 고발 필요성을 판단하는 절차 정비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일반 국민 300명 또는 사업자 30개 이상이 고발하면 공소 제기가 가능하도록 하는 기존 추진 방향은 유지된다.
자진신고자 감면 제도의 이원화 문제에 대해서는 경제적 제재의 컨트롤 타워인 공정위로 일원화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못 박았다.
명륜당의 금융 관행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산업은행에서 저금리로 대출받은 자금을 가맹점에 고금리로 재대출한 행위에 대해 정부 대출을 노력 없이 수익을 창출하는 수단으로 삼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규정했다. 금융위원회와 협력해 산업은행 대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감시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분당, 국고채 등 주요 담합 사건의 심의는 3분기 중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