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선수단이 고척 KIA전을 마친 26일 오후 9시50분 특타가 무산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고척ㅣ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고척=스포츠동아 강산 기자]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특별 타격 훈련(이하 특타)을 진행하는 건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사연은 이렇다. 키움 구단은 26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 도중 공단 서울시설공단 측에 “경기를 마친 뒤 특타를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공단은 “사전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거절했다.
KBO리그가 열리는 9개 구장은 모두 지방자치단체의 소유다. 각 구단이 임대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고척돔은 서울시 소유로 서울시설공단이 관리한다. 돔경기장운영처는 공단 문화체육본부 산하의 조직이다. 운영팀 담당자가 야구 및 문화행사를 위한 대관, 드라마 및 광고 촬영을 담당한다.
26일 5-2로 승리한 KIA 투수 김태형(20), 내야수 김도영(23)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키움 선수단 일부가 그라운드로 나와 특타를 준비하고 있었다. 키움은 KIA 선발투수 김태형을 상대로 6회까지 무안타 빈공에 시달렸다. 어떻게든 타격 부진에서 벗어날 묘수를 찾아야 했다. 7회 도중 “특타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요청이 들어온 이유다.
이날 경기의 소요시간은 2시간 51분이다. 오후 6시 30분 시작해 9시 21분 종료됐다. 오후 9시 45분경 인터뷰가 모두 끝났고, 대관 종료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단 측은 훈련을 제지했다. 김태형의 인터뷰가 마무리되기 직전 “불을 끄라”는 공단 직원의 목소리가 들렸고, 몇 분 후 고척돔 내야 그라운드의 조명이 모두 꺼졌다. 키움 선수단은 어둠을 뚫고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키움 구단관계자는 “오늘 대관 시간은 오후 11시까지였다”고 밝혔다.
대관이 끝나지 않았는데 훈련을 제지 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공단 관계자는 “경기가 끝나면 대관이 곧바로 종료되는 상황에서 (키움이) 협의 없이 무단으로 훈련을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대관 종료 시간이 오후 11시까지인 것에 대해서는 “야구 경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니 그렇게 명시한 것”이라며 “훈련을 하려면 수일 전에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얘기했다.
공단 측도 키움의 대관 종료 시간이 오후 11시인 것은 인정했다. 그러나 ‘경기 종료 시점에 대관이 끝난다’는 내용의 문서화 여부를 묻자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공단 관계자는 “그 문제는 대관 담당자랑 협의한 내용이다. 내가 설명하기 어렵다”고 즉답을 피하며 “(경기 전에도) 훈련 시간이 있지 않냐”고 말했다.
시즌 도중 수일 뒤의 특타 일정을 미리 정하고 움직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경기마다 타격 컨디션을 보고 코칭스태프가 판단해야 할 영역이다. 앞으로 경기 당일에 추가 훈련을 승인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또 한 번 양측이 대립할 가능성이 있다. 공단 관계자는 “앞으로 상황을 봐야 한다. 절대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오늘은 협의가 되지 않았기에 갑자기 승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각자의 입장이 있지만, 경기 후 훈련마저 자유롭지 못한 게 키움의 현실이다.
고척ㅣ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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